"숨진 여고생, 다른 극단 선택과 달라"…이수정, 지적한 것은

"굉장히 불안정하면서도 감정 고양된 듯한 웃음"
"우울증갤러리는 진화된 n번방…약물 수사해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연합뉴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10대 여학생이 서울 강남의 고층 빌딩에서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이를 SNS에 생중계한 사건에 대해 ‘마약 연관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정상적인 테두리 내에서는 도저히 해명이 안 되는 태도를 보였다. 함께 극단적 선택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을 자살방조로만 입건할 뿐만 아니라 약물 조사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해당 영상 속 A양의 모습이 자살을 결심한 사람의 태도와 다른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양을 보면 정서가 굉장히 불안정하고 한편으로는 불안만 호소하는 게 아니라 감정이 고양된 것처럼 웃음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A양과 극단적 선택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진 B씨에 대해 “경찰이 자살방조 혐의로만 입건하는 것이 아니라 약물 수사도 해야 한다”며 “B씨의 주장대로 자살과 연관된 시도를 하기 위해 만난 건지, 약물을 하고 나서의 반응인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 갤러리’를 두고는 “최악의 조합이 전부 다 있는 진화된 n번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상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착취물 영상도 있을 걸로 추정이 된다”며 “자살을 조장하고 또 심지어는 강요하는 듯한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서 단순히 성착취물을 사고파는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들은 우울증을 앓는 경우 정신과 진료 등을 쉽게 받을 수 없고 부모님께 이야기를 해도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혹은 사춘기의 문제 등으로 간과하다 보니 호소할 곳이 없다”며 “그래서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고 상의하는 온라인으로 모여든다”고 말했다. 우울증 갤러리도 이러한 커뮤니티 중 하나인 것이다.


이 교수는 “이를 악용해 취약한 미성년자들을 착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 사람들을 2차, 3차로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 명만 희생된 게 아니라 무려 8명의 희생자가 있다는 제보도 있다. 그렇기에 경찰이 단순히 B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입건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경찰은 우울증 갤러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대방팸’에 속한 남성들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2020년 말부터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의 한 다세대주택을 근거지로 삼아 숙식을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게시판의 일시 차단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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