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투자기업 몸값 급락에 VC 시총 수천억 증발

스톤브릿지·컴퍼니케이·TS인베 등
벤처 침체 탓 1년 만에 스몰캡 전락
상장 초 반짝 상승 LB인베도 내림세

한국거래소는 3월29일 오전 9시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LB인베스트먼트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박기호 엘비인베스트먼트 대표,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유도석 한국IR협의회 상무.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상장된 벤처캐피탈(VC) 대부분이 1년 전에 비해 시가총액이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 투자 시장의 침체 속에 투자 기업들의 몸값이 급락하면서 수천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톤브릿지벤처스(330730)는 지난해 4월 7700원 수준이던 주가가 21일 4630원(종가)을 기록했다. 시총은 1400억 원에서 836억 원으로 줄어 1년 만에 500억 원 넘게 감소했다. 스톤브릿지는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실적도 악화됐다. 스톤브릿지의 작년 매출은 29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71% 감소한 78억 원에 그쳤다.


특히 스톤브릿지의 투자 기업인 차이코퍼레이션과 패스트트랙아시아, 데이원컴퍼니(옛 패스트캠퍼스) 등이 경영난 혹은 기업공개(IPO) 추진 등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들 세 곳은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공범이라는 의혹에 휩싸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회사들이다.


TS인베스트먼트(246690)도 지속된 주가 하락에 시총 1000억 원 미만의 스몰캡(소형주)으로 전락했다. 컴퍼니케이는 지난해 4월 977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21일 6130원으로 마감해 시총은 957억 원이다. TS인베 주가도 21일 1725원으로 1년 만에 34% 하락해 시총이 국내 상장 VC 중 가장 적은 68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상장 VC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던 LB인베스트먼트(309960)조차 벤처 투자 시장의 침체가 확연하다는 소식에 상승세가 꺾여 2000억원을 넘던 시총이 1326억원으로 급감했다.


우리벤처파트너스(298870)는 든든한 모회사 프리미엄으로 최근 주가가 약세 수준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 VC 대표는 “본업이 벤처 투자다 보니 스타트업들의 가치 변화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면서 “벤처업계 전반이 어려운 상황으로 투자 기업의 사후관리를 강화하며 유망 스타트업 발굴 노력을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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