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도 돈되네…게임사 '이유있는 외출'

■현장 이벤트로 팬심 공략
부산 로스트아크 팝업스토어
첫날 3000명 '오픈런' 대기
피자알볼로 '원신' 특별매장
식사예약 받자 1분만에 마감
한정판 굿즈·이용자 교류 등
현장 행사로 홍보·수익 창출

스마일게이트RPG가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커피전문점에 마련한 ‘로스트아크 팝업 스토어’ 입구에서 방문객들이 개장 4시간 전부터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 RPG

인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를 개발한 스마일게이트RPG는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와 손을 잡고 지난 8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이디야 매장에 게임의 대표 마스코트인 ‘모코코’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를 개설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한정판 휴대폰 케이스과 무선 이어폰 케이스, 스마트톡, 키보드용 키캡 세트 2종 등 굿즈를 판매하며 게임 유저들을 유혹했다. 팝업 스토어 전용 기프트카드도 팔았다. 오픈 당일 오전에만 약 3000명이 몰리는 등 ‘오픈런’ 행렬이 길게 생겼다. 1호 방문자는 개시 14시간 전부터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들이 온라인 공간을 벗어나 오프라인 현장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모니터·스마트폰 밖 현실 세계에서 행사를 열거나 팝업스토어를 마련해 기존 유저들의 ‘팬심’을 다지고 새로운 이용자를 유입시키고 있다. 다양한 게임 관련 상품을 판매해 매출도 올릴 수 있어 ‘일석삼조’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이 이달 28일부터 사흘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하는 ‘메이플스토리 팬 페스트’ 입장권은 예매 3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6000여석의 입장권이 순식간에 동난 것이다. 인기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게임 속 장소인 ‘헤네시스’를 기반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게임 음악을 편곡한 공연을 즐기고 논플레이어블 캐릭터(NPC)와 다양한 이벤트를 체험할 수 있다. 또 게임 관련 전시도 진행하며 공식 굿즈도 판매한다. 게임 속 세상을 오프라인 현장까지 확장하며 이용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원신’ 특별 매장이 마련된 서울 양천구 피자알볼로 목동본점에서 방문객이 구호를 외치며 피자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위드피알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원신’의 특별 매장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개발사인 중국 호요버스는 피자전문점 ‘피자알볼로’와 제휴해 서울 양천구 피자알볼로 목동점의 외관과 인테리어를 게임 테마로 꾸몄다. 식사를 주문할 때 “명예 기사 여행자, 피자를 주문합니다” 등 게임과 연관된 구호를 외치면 굿즈를 제공하고 인기 캐릭터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게임 안 세상을 실제 현실로 옮긴 것이다. 15~16일과 22~23일 두 차례에 걸쳐 하루 최대 400명의 매장 식사 예약을 받았는데 오픈 1분도 안돼 마감됐다.


특히 현장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굿즈는 게임팬들의 발길을 끌어당기는 요소다. 넷마블(251270)은 인기 캐릭터 '쿵야'를 소재로 한 팝업 스토어 '쿵야 레스토랑즈 사랑상점'을 14일부터 23일까지 갤러리아 수원광교점과 천안 센터시티점에서 선보였다. 광교 팝업스토어에서는 키링과 포토카드 등 디자인 굿즈 20여종이 랜덤으로 구성된 ‘러브박스’를 한정 판매했다.



스마일게이트 RPG의 인기 MMORPG ‘로스트아크’의 팝업 스토어를 찾은 방문객이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스마일게이트 RPG

이용자들의 교류를 내세우며 시선을 끌고 있는 행사도 있다. 넥슨의 자회사 넥슨게임즈(225570)가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첫 단독 오프라인 행사는 판매한 지 10분도 안돼 마감됐다. 다음 달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행사에서는 라이브·특별 디제잉 공연이 펼쳐져 이용자들끼리 함께 즐길 수 있다. 현장에는 작곡가 미츠키요, 카루트, 노르 등도 참석한다. 또 사전 선정된 이용자들이 직접 창작한 굿즈를 선보이며 교류할 수 있다. 김용하 넥슨코리아 블루 아카이브 총괄 PD는 “블루 아카이브의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고 창작자를 포함한 이용자들과 가까이에서 교감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6월 교류에 중점을 둔 ‘마비노기’의 오프라인 행사 ‘판타지 파티’도 개최한다.



원신 특별 매장이 마련된 서울 양천구 피자알볼로 목동본점의 한정판 굿즈. 사진제공=위드피알

갤러리아 광교점에 마련된 '쿵야 레스토랑즈' 팝업 스토어. 사진제공=넷마블

게임사들은 기존 이용자들의 팬심을 다지고 게임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행사와 팝업 스토어를 적극 활용한다. 이벤트를 통해 유대감이 더욱 커진 이용자들이 해당 게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또 이벤트가 화제가 될 경우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모코코’ 팝업스토어의 긴 행렬을 보고 ‘로스트아크’에 대한 관심이 유발되는 식이다. 기존 유저들이 방문 경험을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확대 재생산하며 화제가 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 서비스 차원에서 이벤트를 개최하지만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도 ‘신기한 매장’이라며 관심을 갖게 되고 게임 자체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다”면서 “현장 행사를 열면 게임 매출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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