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률구조공단에 소속된 직원들은 공무원의 집단 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66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공단 소속 변호사 12명이 공단을 상대로 낸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공단은 2019년 8월 소속 변호사 12명에게 법률상 징계에 준하는 불이익을 받는 불문 경고를 내렸다. 이들이 '공단 정상화를 위한 노동자 대회'에 참석해 이사장 해임을 요구하는 구호를 제창하고 직원 근무평정을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변호사들은 징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의 쟁점은 공단 소속 직원이 국가공무원법 66조의 적용 대상인지 여부였다. 국가공무원법 66조 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한다. 공단 운영에 관한 법률구조법 32조는 '공단의 임직원은 형법이나 그 밖의 법률에 따른 벌칙을 적용할 때는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한 반면, 2심은 이 규정이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고 보고 징계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다시 한 번 뒤집었다. 대법원은 "공단 임직원의 지위나 직무의 성격이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는 국가공무원과 같은 정도라고 보기 어렵다"며 "66조 1항을 적용하는 것은 이들의 구체적인 법적 지위에 대한 고려 없이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공단 소속 변호사들이 국가공무원법에 적용되지 않아 집회에 참가했다고 해도 징계사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근무평정 기간을 준수하지 않은 것도 직무 태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