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예수를 만나기 위해 집단으로 굶어 죽은 사이비 종교 신도들의 숫자가 73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현지 경찰은 24일(현지시간) 동부 해안도시 말린디의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숲에서 이날까지 시신 65구를 발굴했으며 병원 이송 과정에서 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5일 이 교회 목사 매켄지 은텡게를 신도들을 스스로 죽음에 이르도록 사주한 혐의로 체포했다. 이후 교회 인근 숲에 흩어진 수십 개의 흙무덤에서 시신들을 수습하고 있다. 일부 봉분에서는 최대 7구의 시신이 한꺼번에 발견됐는가 하면, 어떤 시신은 묻히지 않고 그냥 버려지기도 했으며, 일부 시신은 사망 당시 영양 상태가 양호했던 것으로 보여 타살 정황마저 포착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은텡게 소유로 추정되는 800에이커(약 323만7000㎡) 규모의 숲에서는 금식 기도를 하던 29명이 살아서 구조됐다. 현지에 설치된 접수대에는 112명의 신도가 행방불명자로 신고됐다고 케냐 적십자사는 밝혔다.
자페트 코오메 케냐 경찰청장 경찰청장은 수색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일부 신도가 숲속 깊은 곳에 은신해 여전히 기도와 금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된 몇몇 신도는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제공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있다.
앞서 은텡게는 부모가 집안에 가둬 굶어 죽게 한 아동 2명의 사망 사건으로 지난달 구속기소 됐으나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난 바 있다. 내달 2일 법정 심리를 앞둔 그는 현재 구금상태에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은텡게를 종교를 이용해 "기이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테러리스트에 비유하며 그는 "감옥에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