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따라 과일도 변신…'프리미엄 과일'이 대세

청포도향 '엔비사과' 입소문
품종 특허 확보로 품질 높여

엔비사과. /사진 제공=H&B아시아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이 다양해지면서 신품종 과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 딸기보다 크기가 두 배 가량 큰 '킹스베리'부터 자몽색 오렌지인 '카라카라', 갈변 속도가 느린 '엔비사과'까지 등장하며 프리미엄 과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중 엔비사과는 '후지사과 이후 100년 만에 나온 가장 맛있는 사과'로 평가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엔비사과는 1985년 뉴질랜드에서 '로얄갈라'와 '브래번'을 교배해 탄생한 신품종 사과다. 2007년 품종보호 출원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신선과일 생산·유통회사인 H&B아시아가 2011년 라이선스를 확보해 독점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엔비사과는 일반 사과보다 과육 조직이 치밀해 산소 투과율이 낮아 갈변 현상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특유의 머스크향과 상큼한 청포도향을 내세워 신맛을 선호하는 유럽과 달리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엔비사과는 전 세계 단 10개국에서만 재배된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유통되는 엔비사과는 H&B아시아와 계약을 맺은 충남 예산, 충북 보은, 강원 홍천 등에서 지역 농가가 생산한 물량이다. 2021년에는 강원 양구군에 직영농장도 조성했다. 엔비 품종은 착과수가 많아 일반 사과 대비 노동력을 30% 절감할 수 있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두 배 가까이 많은 것이 강점이다.


H&B아시아는 프리미엄 과일 시장이 커질수록 지식재산권(IP) 보호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재배 면적과 생산량 조절 등을 통해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일본 샤인머스캣은 특허와 품종보호권을 신청하지 않아 우후죽순 재배가 이어졌고, 결국 맛 경쟁력을 잃게 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김희정 H&B아시아 대표는 "농부들이 과일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농가에서 수확한 과일을 모두 수매 및 유통하는 등 농가 상생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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