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가 앞으로 신제품 연구·개발 및 출시, 폐기 등 제품 생애 주기 전반에서 물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방점을 찍기로 했다. 친환경에 지갑을 여는 '그린슈머'가 늘고 있는 만큼 환경 보호 노력이 매출로 직결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생산 공장이 없는 한국에서는 가정에서 제품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 감축에 주력하기로 했다.
한국P&G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과정 평가'(LCA)를 통한 지속가능경영 방침을 발표했다. P&G는 다우니와 페브리즈, 질레트, 헤드앤숄더 등을 보유한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이다. 국내에는 1989년 진출했으며, 지난해 기준 국내 섬유유연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과정 평가는 원료 수급부터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평가한 뒤 이를 개선해나가는 접근법이다. 사업장을 벗어나 제품의 전 생애 주기를 아우른다는 점에서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이중 한국P&G는 사용 단계에 주목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세탁기 용량이 20㎏ 내외로 7~8㎏인 싱가포르와 비교해 물과 세제의 사용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는 "자체 조사 결과 제품 전 과정 중 가정 내 소비자 사용 단계 탄소 배출량이 83.3%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한국은 생산 시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소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국 P&G는 가정 내 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의 연구개발(R&D)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선보인 '다우니 딥클린 세탁세제'가 대표적이다. 해당 세제는 찬물에도 세탁력이 우수해 온수 세탁 대비 최대 90% 전력 절감이 가능한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헹굼 단계를 1회 줄여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최대 60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외에도 한국P&G는 2020년 환경 지속가능성 목표인 '앰비션 2030'을 발표하고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6월 기준 재활용 가능 포장재 전환율은 목표 대비 79%를 달성했고, 2010년 대비 제조 시설에서 물 사용 효율성을 27%가량 끌어올렸다. 2040년까지는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0)를 목표로 하는 '넷제로 2040'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