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유료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요금 결제를 자사 ‘앱스토어’로만 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둘러싼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와의 반독점 법정 싸움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다만 애플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는 판결은 1심에 이어 유지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24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제9순회항소법원이 애플 앱스토어 정책이 연방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원심은 2021년 애플의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항소법원 판사들은 판결문에서 “이번 결정에 기존 판례를 사실에 충실하게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 지배적 온라인 플랫폼이 경제와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중요한 논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지만, 이 논쟁을 해결하는 게 우리의 임무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애플은 앱 이용자들이 유료 결제를 할 때 앱스토어에 포함된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 과정서 거래액의 약 30%를 수수료로 받으며, 애플은 앱 이용자를 앱스토어 외부 결제 시스템으로 안내하는 것도 금한다.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는 이에 반발해 앱스토어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고,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2020년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은 판결 후 성명을 내 쟁점 사항 10개 중 9개가 자사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면서 “대단한 승리”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앱스토어는 계속 경쟁을 촉진하고 혁신을 주도하며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이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해야 한다고 판시한 점을 주목하며 “우리는 다음 단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다만 이번 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시장 규모 1600억 달러의 앱스토어 시장을 운영하는 정책을 바라보는 안팎의 불만은 여전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에픽게임즈 외에도 스포티파이 등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애플의 정책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왔다. 유럽연합(EU)은 대형 IT 업체들이 자신의 독점적 지배력을 악용하지 못하게 하는 디지털시장법을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미국에서도 ‘오픈 앱 시장법’ 제정 움직임이 있었다. 제니퍼 리에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 의회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오픈 앱 시장법’ 제정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애플의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반독점 문제제기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