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423일동안 억류됐던 최장기 공항난민 A씨가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인 사단법인 두루 이한재 변호사는 25일 서울중앙지법에 법무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변호사는 "A씨는 부당하게 공항에 억류돼 끼니를 거르고, 제대로 된 잠자리도 없이 노숙생활을 1년 2개월을 견뎠지만 아무런 배상을 받지 못했다"며 "A씨는 억류됐던 당시부터 심각한 지병으로 쓰러져 구급대의 조치를 받는 등 건강이 위험한 상황이었고, 현재도 병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어떠한 보상도, 사과도 없이 잊혀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난민신청을 했지만 법무부는 난민신청서 접수를 거부했다. A씨는 "고향에서 정치적 박해로 지인과 가족 등 10여명이 살해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법무부는 A씨의 난민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A씨는 인권 변호사들과 시민 모금을 통해 음식과 생활비, 의료품을 지원받으면서 1년2개월 간 공항 환승구역에서 지내왔다.

A씨는 앞서 인천지법 1-2형사부(재판장 고승일)는 2021년 4월 "환승구역에서 사생활의 보호·의식주·의료서비스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수용을 임시 해제한다"고 결정하면서 입국이 허가됐다.

A씨가 법무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법무부가 난민신청을 접수하지 않고 A씨를 공항에 방치한 행위를 위법한 수용이었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역시 "환승객에게도 난민신청권이 있다"며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A씨의 난민신청을 접수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가 위법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