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옷 입고 칼군무를"… 일무 올해 더 '힙해졌다'

일무 세종문화회관 5월 25일부터 공연
지난해 초연보다 전통 진화 더 나아가

서울시무용단 무용수들이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일무'의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무용단

종묘제례악의 무용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서울시무용단의 ‘일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종문화회관에 오른다. 지난해 공연보다 더 현대적이면서 ‘칼군무’를 느낄 수 있게 각색됐다.


정혜진 서울시무용단장은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연습 장면 공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무’의 성격을 어떻게 잡을지 논의를 많이 했다”며 밝혔다. 일무란 하나로 열을 맞춰 춤을 춘다는 뜻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의 문화유산 ‘종묘제례악’를 모티브로 한다.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는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기악과 노래, 춤을 일컫는다. 일무는 종묘재례악을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된 춤이다. 서울시무용단의 총 55명 무용수가 열을 맞춰 대형 군무를 선보이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이례적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022석) 공연을 네 차례 진행했고 평균 객석점유율은 75%를 넘었다.


서울시무용단은 이번 공연에서 초연의 부족한 부분을 수정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고 입을 모았다. 정구호 연출은 “일무는 자신의 목표인 ‘전통의 진화’에서 가장 많이 나아간 작품”이라면서 “전통이 가장 현대적이고 진화된 형태의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걸 이번에 보여드리고 싶다”고 언급했다.



서울시무용단 무용수들이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일무'의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시무용단

실제로 이날 공개한 ‘무무(정대업지무)’의 연습장면에서 남성 무용수는 기존 암적색 의상이 아닌 새로 제작한 주황색 의상을 착용했다. 여성 무용수 24명이 추는 ‘춘앵무’ 또한 일인무에서 대형 군무로 확장됐다.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이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몸을 비틀고 어깨춤을 추는 등 현대적인 움직임도 가미됐다. 정 단장은 “각도를 틀어보고 시선을 다른 쪽으로 끌어보았다”며 “움직임을 확장해 만들어 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의 구성 또한 지난해 초연과 달리 기존 3막에서 4막으로 늘었다. 1막 ‘일무연구’, 2막 ‘궁중무연구’, 3막 ‘죽무’, 4막 ‘신일무’로 구성됐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로는 3막에서 절개와 충절을 상징하는 길이 7m가량의 긴 장대를 들고 남성들이 추는 죽무가 손꼽힌다. 템포가 빠르지는 않지만 30~40개에 달하는 대나무를 상징하는 장대를 무용수들이 서로 건드리지 않고 춤춰야 해 관객들도 높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정 단장은 죽무가 고난도라 연습 과정에서 무용수가 근육 파열을 겪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정 연출도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긴장감 넘치는 새로운 이미지로 보여주는 데 있어 서울시무용단이 최고의 무용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동안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미지 보여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공연은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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