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격전장 중국, 현대차·기아는 반등 가능할까?

상하이모터쇼 계기, 전기차 시대 앞당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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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부터 개막한 ‘2023 상하이국제오토쇼(상하이모터쇼)’가 27일로 막을 내립니다.


상하이모터쇼는 짧은 역사에 비해 최근 관심이 커졌고 올해는 특히 많은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참여해서 크게 주목 받았습니다. 중국 업체들은 물론 롤스로이스, 마이바흐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비롯해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의 독일 프리미엄 차량, 토요타나 포드 등 일본과 미국의 전통 브랜드, 현대차·기아 등 한국 브랜드까지 전 세계 주요 완성차 브랜드 상당수가 참여했습니다. 완성차를 비롯해 배터리를 포함한 부품사, IT 기업까지 1000개가 넘는 기업이 상하이모터쇼에 부스를 마련했죠.





업계의 관심에 비해 한국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한국 언론의 취재가 적었기 때문이죠. BMW의 미니 브랜드가 중국인에게 아이스크림을 차별해서 주지 않았다는 일만 이슈가 됐을 뿐입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고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하고 있는가를 분석한 기사는 찾아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입니다. 미국, 유럽, 중국이 전 세계 판매량을 크게 3등분 하고 있을 정도인데요. 그런 중국의 경제수도인 상하이에서 모터쇼가 열리다보니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엄청나게 몰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상하이에는 모터쇼 전날부터 공항에서부터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온 업계 관계자를 맞이하러 나온 자동차 브랜드의 팻말과 관계자들로 가득했습니다. 모터쇼 개막 당일에도 아침 일찍부터 주변 지역에 교통이 마비될 정도였습니.






상하이모터쇼는 흔히 세계 5대 모터쇼로 부르는 프랑크푸르트·디트로이트·파리·도쿄·제네바모터쇼에 비해 권위나 규모가 한창 떨어졌던 게 사실입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중국 내 판매가 급증하면서 중국, 그 중에서도 상하이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위상이 올라가기 시작한거죠.



올해 상하이모터쇼는 코로나19 이후 열리는 첫 A급 모터쇼라 자동차 업계의 관심이 더욱 집중됐습니다. 모터쇼에서 공개된 월드 프리미어, 세계 최초 발표 신차 대수가 100대가 넘은 것만으로도 자동차 업계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행사였는지 알 수 있죠.


대부분의 신차가 전기차였고, 전시 차량의 67%가 전기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량이었습니다. 외신에서는 ‘내연기관차의 마지막 모터쇼’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탄소중립을 앞당기려고 전기차 개발이 가속화되고 예전보다 배터리 성능이 향상돼 주행거리가 늘어나면서 전기차 발전이 가속화되는 추세죠. 자율주행차 연구개발도 전기차 시대를 앞당겼죠.


중국이 전기차 판매 세계 1위 국가다 보니 이번 상하이모터쇼에 참여한 완성차 브랜드들은 중국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상하모터쇼에는 이전보다 미래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콘셉트카 전시가 줄고 마치 영업점처럼 양산차를 대거 전시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중국 자동차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그랬죠. 당시 중국 모터쇼의 단골 기사 아이템이 중국의 짝퉁차였습니다. 앞부분은 A브랜드, 뒷부분은 B브랜드 식으로 여기저기서 조합한 디자인으로 차량을 만들거나 아예 특정 브랜드의 차량을 거의 베낀 자동차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디자인은 물론 기술적인 부문에서도 중국 자동차 업체의 성장은 놀랄 정도입니다.






웨이라이(니오), 샤오펑(엑스펑), 리샹(리오토) 같은 전기차 스타트업 1세대 빅3 업체를 비롯해 기존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전기차 브랜드인 란투, 왕양, 가오허, 촹웨이, 지후 등에도 관람객이 몰렸습니다.


샤오미의 창업자인 레이쥔 회장도 개막 이틀째 날 모터쇼 현장에 들렀는데, 비야디를 비롯한 대형 업체가 아닌 스타트업이나 신생 전기차 브랜드만을 둘러봤습니다. 자신들이 내년에 전기차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에 경쟁업체를 찾은 것 같습니다.



중국에는 다양한 등급의 전기차들이 존재합니다. 한화 1000만원 미만의 경차부터 시작해 2000만원에서 3000만원대 제품이 수두룩합니다.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지진 않습니다.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을 경험하면 할수록 한국차에 대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상하이모터쇼에서 한국차는 반등을 노렸습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3개 완성차 브랜드가 전시관을 운영했는데요. 아직까지 한국차의 기술력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작년 글로벌 탑3에 오른 것도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겠죠. 중국에서 위상이 예전만 못한 현대차그룹이 상하이모터쇼를 계기로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모터쇼를 보면서 주최측이나 관람객들의 대우를 받지 못하는 브랜드가 확실히 구분됐습니다. 포드, 토요타, 혼다 같은 브랜드가 전시관 2층으로 부스가 밀려났습니다.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이라면 전기차 개발이 늦었고 상대적으로 모터쇼에도 내연기관 차량 위주로 채워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런 흐름이 자동차 판매로 직결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이 전기차 시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전기차 시대를 대표한 상하이모터쇼,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의 판매 경쟁의 결과가 어떻게 될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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