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檢, 'SG發 하한가' 조사 속도…금감원, 28일 증권사 사장들 소집

조사 초반부터 공조 조사…일당 10명 출국금지
당국 포위망 좁히자 대량 매도…'통정거래' 의심

김주현(오른쪽)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


지난 24일 프랑스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삼천리(004690)·대성홀딩스(016710) 등 8개 상장사에 대한 매도 물량이 쏟아진 사태를 두고 금융위원회와 검찰이 공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기관이 조사 초반부터 이례적으로 협조하면서 주가 조작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는 일당 10명에게 출국 조치도 내렸다. 함께 사태를 살펴보는 금융감독원은 오는 28일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신용융자 거래,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에 대한 위험 관리를 당부하기로 했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SG증권 창구를 통한 8개 종목 대량 매도 사태와 관련해 직접 제보를 받고 관련 일당에 대한 포위망을 좁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위와 공조 수사에 들어간 서울남부지방검찰청도 관련자 10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금융위는 통상적인 절차를 거쳐 사건을 통보하기에는 사태가 위중하다고 보고 조사 초기부터 협력의 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금융위는 일반적으로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심의와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한다. 사안이 중대할 경우 증선위원장 긴급 조치인 패스트트랙(신속 수사 전환)을 통해 검찰에 더 빨리 사건을 통보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가 조작 혐의를 받는 일당은 금융위가 이달 조사에 착수하자 24일 보유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하기 시작했다. 25일까지 하한가로 직행한 삼천리·세방(004360)·선광(003100)·서울가스(017390)·대성홀딩스·다우데이타(032190) 등 6개 종목은 이들이 비교적 장기적으로 개입한 종목이고 그렇지 않았던 하림지주(003380)와 다올투자증권(030210)은 최근 관여한 종목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고팔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통정거래란 매수자와 매도자가 사전에 가격과 시간을 정해놓고 주식을 거래하는 행위를 뜻한다.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이전에 보지 못한 매우 진화한 주가 조작 수법을 쓴 게 아닌가 싶다”며 “패스트트랙을 논의하기 전부터 검찰과 협의해야 할 정도로 파장이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주식시장에 불공정 거래 이슈가 확산하자 금감원은 증권업계 사장단을 소집해 위험 관리를 당부하기로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함용일 부원장은 주재로 28일 오전 증권사 CEO들과 간담회를 연다. 함 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신용융자 거래, CFD 반대매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건전성 등과 관련한 위험 관리를 주로 당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일부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 때문에 회의를 소집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신용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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