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형배 ‘꼼수 복당’…“탈당은 대의” 강변한 巨野의 몰염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을 위해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1년 만에 ‘꼼수 복당’시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불가피하게 민 의원은 소신에 따라 탈당이라는 대의적 결단으로 (검수완박) 입법에 동참했다”며 “오늘 복당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의 행위가 꼼수 입법을 위한 ‘위장 탈당’이었음을 다시 한 번 자인한 셈이다.


민 의원은 지난해 4월 20일 검수완박 법안인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탈당한 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안건조정위원회에 무소속 위원 몫으로 배치됐다. 국회법은 다수당의 입법 폭주를 막기 위해 안건조정위를 두되 원내 1당의 위원 수와 나머지 위원 수를 같게 해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민주당은 자당 소속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무소속의 옷을 입히는 기만 전술을 폈다. 민주당의 꼼수 입법 폭주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민 의원은 이후에도 국회 교육위 안건조정위에 무소속 몫으로 들어가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폭 청문회 실시’ 대학생 학자금 무이자법 등을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하는 데 일조했다. 헌법재판소가 위장 탈당을 통한 입법에 대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절차적 문제를 제기해도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건조정위원 제도는 민주당이 소수당이었던 2012년 다수당의 입법 횡포를 막기 위해 관철한 국회선진화법의 핵심 조항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다수당이 된 뒤 스스로 이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렸다. 민주당은 안 그래도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 등 연쇄 사법 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탄’과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 등으로 만신창이가 돼 지탄을 받고 있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돈 봉투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을 시사하는 녹취록이 있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역시 큰 그릇’ ‘물욕 적은 사람’ 등 민망한 표현으로 그를 치켜세웠다. 이번에는 당 지도부가 민 의원의 위장 탈당 전력에 대해 ‘대의적 결단’이라고 두둔하니 그야말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이다. 아무리 의석이 많아도 몰염치에 대한 심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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