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35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신규 고객 유치를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주가조작 의혹으로 연일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의 반대매매 리스크가 현실화한 만큼 기초자산의 위험 수준에 맞춘 리스크 관리 차등화에 신경써줄 것을 요청했다.
28일 금감원은 35개 국내 증권사 CEO와 시장현안 소통회의를 열고 최근 증시 동향,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 증권사 내부통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함용일 금감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김정태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천성대 증권·선물본부장, 35개 국내 증권사 대표 및 임원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는 CFD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CFD 잔고 금액이 3조 5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조 2000억 원 대비 52.2% 급증했다. CFD는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도 가격 변동분에 대해서만 차액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TRS)의 일종이다. 전문투자자만 거래 가능하다. 주가조작 의혹이 이는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등 8개 종목이 CFD 계좌로 집중 거래됐다. 금감원은 레버리지 투자 관련 투자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시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현금을 지급하는 등 CFD 고객 유치 이벤트 운영을 최대한 지양해줄 것을 요청했다. CFD 기초자산의 위험 수준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차등화하는 등 증권사 스스로 리스크 확산 방지에 힘써 줄 것도 당부했다. 금감원은 CFD 관련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 발생 시 시장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쳤다.
국내 주식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주요국 지수 상승폭을 크게 상회 중인 가운데 신용공여와 공매도 대차잔고가 함께 증가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6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20조 1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16조 5000억 원 대비 21.% 증가했다. 코스닥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6일 기준 79조 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 61조 2000억 원 대비 29.6% 급증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과 자체 손실흡수능력 강화도 당부했다. 금감원과 업계는 보수적 시나리오 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증권 업계는 부동산 익스포져 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기본 방향에 동의하면서 NCR 등 제도개선 및 시행시 업계의 연착륙을 위한 고려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사전예방 조치를 취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 랩·특정금전신탁 환매요구에 대해 장단기 자금운용 미스매치 등으로 대응이 원활하지 못하였던 점에 대해 금감원은 랩·특정금전신탁 관련 내부통제기준 마련과 작동 실태, 위법행위 발생 여부 등에 대해 점검할 계획을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요 자본시장 현안 이슈가 발생할 경우 증권업계와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고 적극 협력하면서 대응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