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깜짝 생산 증가에도 "경기 회복 국면 진입 아니다"

통계청 '3월 산업활동 동향'
전월比 35%↑ 1년전보단 26% 뚝
소비 0.4% 증가…설비 2.2% 감소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오른쪽)이 이달 7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올 3월 반도체 생산이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산업 생산과 소비도 각각 1.6%(전월 대비), 0.4% 상승했지만 투자는 2.2% 하락하는 등 경기 흐름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3월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1.6% 증가했다. 제조업(5.7%)과 광공업(5.1%) 생산이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전산업 생산을 견인했다. 특히 반도체(35.1%)와 자동차(6.5%)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눈여겨볼 것은 반도체 생산이다. 올 2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7.1%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 이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35.1% 늘어 2009년 1월(36.6%)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경신했다.


단 반도체 경기는 아직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 증가 폭은 올 2월(-17.1%)의 기저 효과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4년 2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6.8% 감소했다”며 “반도체 생산 증가는 최근 감소 흐름에 따른 기저 효과와 계약 일정 등으로 인한 일시적 요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올 2월(5.2%)에 이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의복 등 준내구재(-1.1%) 판매는 줄었지만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0.7%)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0.4%)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통계청은 이른 개화 등으로 외부 활동이 증가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2% 감소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다. 김 심의관은 “동행종합지수가 최근 2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라며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향후 경기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기재부는 금융·부동산 시장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감, 글로벌 경기 회복세 약화 가능성 등 경기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반도체 감산에 따른 단기적 투자 조정과 건설경기 불확실성, 가계부채 부담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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