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려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항 내 범죄가 다시 급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여객기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항공보안법 위반이 지난해 전년 대비 8배 넘게 증가했지만 보안·안전 인력은 그대로여서 승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인천국제공항경찰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 내 범죄 발생 건수는 총 444건으로 전년 대비 155.17%(174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에 따라 공항 이용객이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2021년 320만 9364회였던 국제선 여객 수도 지난해 1950만 59회로 전년 대비 500% 넘게 증가했다.
특히 이번 주말부터 근로자의 날 등 다음 달 7일까지 황금연휴가 시작되면서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해당 기간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원은 약 131만 6700명에 이른다.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맞춰 각종 보안·안전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반적인 공항 내 범죄가 다시 늘고 있는 가운데 항공보안법 위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공항 내에서 발생한 범죄 유형 중 여객기 내 실탄 반입 등 항공보안법 위반(공항운영방해죄)으로 적발된 사례가 10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 대비 863.63% 폭증한 수치다. 이어 절도 79건, 점유 이탈물 횡령 64건, 폭력 33건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공항 보안 인력에 대한 확충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 보안 검색 요원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1878명이었지만 올 3월 기준 1515명으로 감소했다. 공항 내 사고 예방과 사건 수사를 맡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경찰단 역시 올해 총원은 218명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특히 올해 기준 수사와 외사 인력은 각각 43명과 45명으로 엔데믹 이후 공항 내 보안 사고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음에도 전년보다 각각 1명씩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공항 내 각종 범죄를 줄이려면 경찰에 많은 부분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공항 운영을 총괄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조성환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항공보안학과 교수는 “코로나19에 따라 공항이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보안·안전 훈련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공사가 보안 검색 요원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해 항공 보안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