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타이틀로 한 토크쇼 ‘제리 스프링거 쇼’를 27년 가까이 진행하며 유명세를 탄 미국의 방송인 ‘제리 스프링거’가 27일(현지시간) 7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스프링거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가 미 시카고 교외에 있는 자택에서 짧은 투병 끝에 평화롭게 삶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스프링거 가족 측 대변인은 “사람과 소통하는 제리의 능력은 정치, 방송 그리고 (제리와의) 사진 촬영이나 한 마디를 나누길 원했던 길거리 사람들과의 농담까지 그가 시도한 모든 일에 있어 성공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1944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스프링거는 4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툴레인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를 졸업한 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시의회에서 활동하다가 1977년 33세 나이로 신시내티 시장이 되는 등 정치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기세를 몰아 5년 뒤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한 후 NBC 계열 지역방송국인 WLWT5의 뉴스 진행자를 맡으며 방송인으로 전향했다.
그를 세계적인 유명 인사로 만든 것은 1991년 출범한 토크쇼 ‘제리 스프링거 쇼’였다. 처음에는 정통 시사 토크쇼로 시작했지만 성·불륜 등의 선정적이고 논란의 여지가 다분한 주제를 다루며 인기를 끌었다. 방송 중 주먹다짐을 서슴지 않는 게스트와 시끌벅적한 청중의 반응은 ‘제리 스프링거 쇼’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쇼의 파격적인 진행 방식은 방송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아 2001~2019년 ‘제리 스프링거:더 오페라’라는 제목의 영국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했다. 제리 스프링거 쇼는 2018년 종영했다. 그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저지 제리' 쇼를 진행하는 등 이후에도 활동을 지속했으나 경쟁 프로그램이 늘면서 과거만큼의 영향력을 유지하지는 못했다고 AP 통신은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