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 농원 비닐하우스가 불에 타 훼손돼 있다. 이 불로 70대 노부부가 숨지고 비닐하우스 17개 동이 전소했다. 연합뉴스
70대 노부부가 10년 넘게 생활하던 비닐하우스에서 순식간에 번진 불길에 사망했다.
28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분께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의 버섯농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이 난 직후 검은 연기가 치솟으며 관련 신고 176건이 접수되고 인근 중학교 학생 490명이 긴급 대피할 정도로 화재 규모가 컸다.
이 불로 비닐하우스 17개 동과 내부 자재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 1곳에서는 70대 부부인 A 씨와 B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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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부부는 농장 주인의 양해로 주민등록상 동거인 자격을 얻어 10여년 전부터 이곳 비닐하우스에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평소 주변에 텃밭을 빌려 소일거리를 하던 A 씨 부부는 집으로 모시겠다는 자식들의 권유에도 답답하다며 비닐하우스 생활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베트남전 때 다리에 총상을 입어 거동이 불편했고 B 씨도 과거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상태였다고 한다.
이들 부부는 화재에 취약한 비닐하우스 특성상 순식간에 강풍을 타고 번진 불길을 미처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 부부의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소방 당국과 함께 합동 감식을 진행해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