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중국의 해안경비정이 최근 남중국해에서 마찰을 빚은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미국은 필리핀과 함께한다”며 중국이 필리핀을 공격할 경우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필리핀 간 영유권 분쟁이 내재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9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남중국해에서 계속 항행의 자유를 침해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가 도발적이며 위험한 행동을 그만두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진과 영상은 중국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정기 순찰을 하는 필리핀 선박을 괴롭히고 위협했다는 극명한 사례”라고 덧붙였다.
필리핀 외교부는 전날 성명에서 중국 해안경비정이 22일 필리핀 해역인 남중국해 세컨드토머스암초 일대에서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필리핀 외교부는 “순찰 중이던 우리 해양경비정과 대원들을 상대로 중국 함정 2척이 위협을 가했으며 이 중 한 척은 45m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선박이 중국의 허가 없이 해역에 침입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는 영유권 분쟁 수역으로 중국은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재판소(PCA)가 2016년 이를 기각하는 판결을 냈지만 중국이 계속 영유권을 고집하면서 필리핀 등 인근 국가와 마찰을 빚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반응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5월 1일 미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가운데 나왔다. 미국과 필리핀은 최근 들어 안보 면에서 관계가 밀착되고 있다. 필리핀은 2월 미국에 군사기지 4곳의 사용권을 제공했으며 11일에는 미국과 합동 군사훈련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