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스쿨존에서 1.5t짜리 원통형 화물에 치여 숨진 아이의 아빠로 추정되는 누리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산 영도구 청학동 A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사고 희생자 A양이라 불리는 우리 아이를 기억하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고 했다.

글쓴이는 “스쿨존 사고를 보면서 뉴스에 나오는 다른 사람의 일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도 생길 수가 있구나, 지금도 실감이 나지가 않는다”고 운을 뗐다.

글쓴이가 언급한 사고는 지난달 28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 한 아파트 부근 스쿨존에서 일어난 사고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지게차로 하역 작업 중이던 원통형 그물망 제조용 실뭉치가 경사길에 떨어져 굴려 내려오면서 초등학생 3명과 30대 여성 1명을 덮쳤다. 초등생 3명 중 A(10)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고 나머지 3명은 경상을 입었다.

글쓴이는 생전 딸의 사랑스러웠던 모습을 추억했다. 그는 A양을 떠올리며 “엄마에게 하루에도 몇번씩 사랑 고백을 하던 아이다. 공부하다가도, 유튜브를 보다가도 엄마에게 와서 안아달라고 강아지처럼 기다렸다”며 “엄마가 아이 발바닥에 코가 찌그러지도록 냄새를 맡으며 아직도 강아지 냄새가 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참 행복했다”고 했다.

또 글에는 8세밖에 되지 않은 아이의 의젓했던 모습도 담겨 있다. 그는 “건조기에서 말린 수건을 가득 꺼내 놓으면 소파에 앉아 3단으로 예쁘게 개어 놓았다”며 “엄마에게 종알종알 하루 있었던 일과 친구 얘기를 하며 엄마 귀를 쉬지 않게 해줬다. 그러면서도 밖에 나갈 때면 엄마 손이 아닌 아빠 손을 잡았다. 엄마를 언니에게 양보하기 위해서였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다른 사람 챙기는 걸 너무 좋아하는 아이는 사고 당일 모르는 작은 아이와 손을 잡고 등교하더라”며 “기사로 보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학교 동생이라더라. 그 아이는 경상이라 다행”이라고도 했다.

이어 “아이는 심폐소생술이 소용없는 장기 파열로 사망했다”며 “손에 작은 가시가 박혀 있어도 울며 바늘로 가시를 긁어내기도 전부터 이미 눈물바다였다. 그런 아이가 얼마나 아팠을까. 가슴이 찢어진다"고 했다.

끝으로 글쓴이는 “다음달이 생일이어서 미리 생일 선물을 준비해 회사에 보관했는데 이제 전해줄 수가 없다”라며 “내일이 사랑했던 장모님 기일인데, 장모님과 하늘나라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마음이 아파 글을 다 못 읽겠다. 이런 끔찍한 사고가 다시는 생기지 않게 세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안타깝다, 뭐라 위로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따님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을 거다. 남은 가족 모두 힘내길 바란다”며 위로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