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일본 측의 화이트리스트 복원이 조속히 완료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인천 송도에서 열린 한일 재무장관 양자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12년 만의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G7 재무장관회의에 일본이 한국을 초청하는 등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런 협력을 앞으로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한일 양국 재무장관은 2016년 이후 중단된 한·일 재무장관 회의를 올해 일본에서 개최하는 데 합의하고, 다음달 초 일본 측 재무관(차관급)을 한국에 보내 회의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추 부총리는 "정상회담 이후 양국 간 수출규제 정상화, 항공편 증편, 산업계 교류 재개 등 양국 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항공편 추가 증편, 고교생·유학생 등 미래세대 교류 확대 등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회복, 민간·정부 차원의 대화채널 복원·확대를 보다 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양자·우주·바이오 등 신산업, 글로벌 수주시장 공동 진출, 저출산 고령화·기후변화 등 미래 대응과 같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민간·정부 차원의 파트너십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은 다양한 국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양국의 공조를 강화하고, 주요 20개국(G20) 및 아세안+3 등 다자 논의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스즈키 재무장관은 일본 니가타에서 개최되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추 부총리의 참석을 환영한다고도 전했다.
이날 추 부총리는 주최국 행사인 '한국 세미나의 날' 개회사에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배격하고 글로벌 교역이 더욱 확대되도록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무역 분절화로 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손실이 다른 지역보다 클 것으로 전망한다"며 "역내 공급망을 고부가 가치 산업, 첨단기술 위주로 확대해 역내 무역의 통합을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주요국의 은행 불안 사태로 인해 금융시장뿐 아니라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필요시 선제적이고 과감한 공동 대응으로 역내 경제 위기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역내 정책 연계성을 높이고 역내 금융안전망(CMIM·다자 간 통화스와프)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