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방역 규제가 완화된 이후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를 맞은 중국인들이 대규모 ‘보복 여행’을 시작했다. 숙소를 구하지 못한 이들이 화장실에서 밤을 지새우는가 하면, ‘낙타 신호등’까지 등장하는 등 중국 곳곳이 몰려드는 인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1일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연휴 첫날과 둘째 날에 철도·도로·수로·항공 등을 이용해 이동한 사람은 각각 5827만명과 5231만명에 달했다. 이틀 간 1억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여행에 나선 것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주요 관광지마다 발 디딜 틈 없이 여행객으로 붐비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황산 정상의 일출 명소인 광명정의 공중화장실에서 관광객들이 옹기종기 모여 바닥에 앉거나 누워서 밤을 지새우는 모습이 중국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올라왔다. 하산할 수 있는 케이블카를 놓친데다가 호텔도 예약하지 못한 관광객 800여 명의 발이 묶였다.
소셜미디어에 퍼진 영상에선 “이곳에서 잠을 자려면 다른 사람의 화장실 이용에 영향을 미치지 말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노숙 관광객은 24시간 영업 식당도 점령했다. 중국식 샤브샤브 전문점 하이디라오는 24시간 영업 방침을 노리고 숙박비를 절약하려는 대학생들로 가득 찼다.
베이징 유명 관광지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족들과 함께 베이징 만리장성 바다링을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만리장성을 보러 온 건지 사람을 보러 온 건지 알 수 없다”며 “하산하고 싶어도 뒷사람들 때문에 하산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막 낙타 관광으로 유명한 간쑤성 둔황에는 ‘낙타 신호등’까지 등장했다. 현지 매체 CCTV에 따르면 밀려드는 관광객을 소화하기 위해 낙타 2400마리가 총동원됐고, 이들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 낙타용 신호등이 설치됐다.
중국은 오는 3일까지 닷새의 연휴 기간에 총 2억4000만명의 중국인들이 여행에 나설 것이라고 홍콩 성도일보는 보도했다. 이에 따른 여행 수입 1200억 위안(약 23조원)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