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G증권發 폭락 사태에 국회의원도 피해…수백만 원 평가손 추정

■국회·정부 고위공직자 최근 3년 보유 현황 전수조사
유경준 의원 배우자 하림지주 848주 보유 신고
유의원측 “엔에스쇼핑, 하림지주 편입돼 주식 교환"
이신우 입법조사처 실장도 다올투자 300주 신고
"주가조작 세력과 직간접 연관성 찾기 어렵다" 평가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제공=국회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조작 의혹 사건’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과 공직자도 관련 종목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보유 주식수가 수백 주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주가 조작 세력을 이끈 것으로 지목된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당초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정계 인사의 연루설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재산 신고 대상인 정치인과 고위 관료의 연루 가능성은 낮아진 셈이다.


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회 및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경기도가 최근 3년 동안 공개한 정기 재산변동사항에서 본인이나 가족이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연관 종목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한 공직자는 총 5명이다. 다만 이들은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와 무관하게 해당 종목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관련 종목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공직자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 측이다. 올 해 3월 말 공개한(2022년 12월 말 기준) 국회 정기 재산변동사항에서 유 의원은 배우자가 하림지주(003380) 84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취득 계기를 묻자 유 의원 측은 라 대표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측 관계자는 “통계청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재산공개 당시 배우자가 NS홈쇼핑(종목명, 엔에스쇼핑)을 보유 중으로 신고를 했다” 면서 “작년에 NS홈쇼핑이 하림지주 자회사가 됐고 같은해 3월 1일 보통주 1주당 하림지주 보통주 1.41347204주로 주식 교환을 받으며 하림지주 주주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하림지주는 2017년 6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주가는 2만 100원까지 올랐다가 2020년 5000~7000원 선까지 하락했다. 최근 3년 상승을 거듭해 지난 4월7일에는 1만 8100원까지 3배 가량 올랐다. 그러다 지난달 24일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발발했고, 이후 하락을 거듭해 2일 9080원에 장 마감했다.


다만 유 의원은 하림지주 보유로 재산상 이익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주가가 하락을 거듭한 데다, 최근 고점인 1만 8100원도 상장 당시 고점을 10% 가량 하회하기 때문이다. 유 의원 측이 하림지주 848주를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800만 원대 평가손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함께 2023년 국회 정기재산변동사항 기준으로 이신우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행정조사실장이 다올투자증권(030210) 300주를 보유 중이라고 신고했다. 서울경제는 이 실장의 다올투자증권 보유 계기, 매도 및 추가 매수 여부 등에 대해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하림지주 4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김 의원은 “2006년 즈음 주식투자를 시작했는데 시험 삼아 매수했다”며 “아직도 보유 중인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계좌는 직접 관리한다고 밝혔다.


앞서 2021년 국회 정기 재산 변동사항에서는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장녀가 CJ(001040) 10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는 2023년 발간된 경기도보를 통해 정미섭 경기도 오산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림지주 595주를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한편 이번 주가 조작 사건의 대상이 된 대성홀딩스와 선광, 삼천리(004690), 서울가스(017390), 다우데이타, 세방,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CJ 등 9개 종목은 3년 동안 적게는 100%, 많게는 1000% 넘게 올랐다. 라 대표는 투자자 약 1000명으로부터 투자금 약 1조 원을 모아 최대 2조 원을 운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수사·조사 인력을 포함해 20여 명 규모의 대규모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출국 금지한 라 회장 등을 피의자로 입건했으며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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