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0억여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광주광역시민프로축구단 광주FC가 각종 고소·고발에 휩싸이면서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특히 이 상황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한 고위직이 이력서 한 장 없이 채용됐다는 내부 폭로까지 나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3일 광주FC 내부 직원 등에 따르면 광주FC 이사회는 올 1월 27일 기존 사무처장과 경영지원부장(2급)을 경영본부장으로 통폐합하고 경기관리지원단과 전략본부장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직 개편안을 의결했다.
당시 조직 개편안 작성 실무는 광주시가 맡았다. 광주FC는 사무처장이던 A 씨의 임기(5월)가 남았지만 직위도 없는 경기지원단에 발령한 뒤 사실상 그의 사무와 역할을 대신할 경영본부장을 올 2월 새로 채용했다.
하지만 신임 경영본부장 채용 과정을 놓고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경영본부장은 업무추진비를 포함해 연봉이 1억여 원이 되는 고위직이다. 문제는 그동안의 채용 관행을 깨고 인사위원회 구성이나 서류 심사 등 이렇다 할 절차도 없이 최종 이사회를 통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FC 사무처장이었던 A 씨는 “경영본부장 채용 과정에서 이력서 심사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FC의 한 관계자는 “(이력서 부분은) 잘모르겠지만 채용 절차 과정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다른 지역 시민프로축구단의 한 관계자는 광주FC 채용 절차와 관련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모든 시민축구단은 세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특히 고위직의 경우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공모 절차와 까다로운 심사는 필수”라며 “이력서 한 장 없이 채용됐다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FC의 채용 절차를 놓고 당시 이사회 회의록을 공개하고 정관에 대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광주FC와 관련된 형사 고소 및 고발로 인해 경찰이 수사하는 사건은 모두 3건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