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줄여도 매출 '쑥'…정용진 파격 실험 통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마트 연수점 방문
6개월간 대대적 리뉴얼한 '미래형 이마트"
"매장 면적 절반 줄인 리뉴얼…큰 실험"
"온라인 만큼 오프라인 매장도 중요해"
"고객에 대해 광적인 집중과 연구해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새로 단장한 정육 판매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마트 연수점 리뉴얼은 저희로선 큰 실험이었습니다. 매장 면적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고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더 선물했습니다. 매출이 많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하나도 줄지 않았습니다”


3일 인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리뉴얼 성과를 직접 확인한 정용진 신세계그룹의 얼굴엔 흐뭇함과 긴장감이 수시로 교차했다. 정 부회장은 매장 내부에 설치된 스마트팜, 30m에 달하는 정육 진열대 등을 꼼꼼히 둘러보는 한편 현장 직원들과 대화할 때는 두 손을 모으고 경청했다.


정 부회장은 "온라인 시장이 중요해졌다고 오프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며 "오프라인 매장 중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연수점처럼 바꾼 것은 꼭 필요한 투자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 실내 스마트팜 앞에서 판매 직원이 채소를 확인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3월 30일 식품 매장과 임대 매장, 문화 시설을 결합한 미래형 대형마트로 이마트 연수점을 리뉴얼 오픈헀다./연합뉴스

이날 정 부회장이 방문한 연수점은 무려 6개월 간 공들여 리뉴얼한 ‘미래형 마트’다. 이마트 직영 판매 공간은 재개장 이전 1만 2561㎡에서 5619㎡로 줄었다. 대신 그로서리 매장은 3867㎡에서 4297㎡로 넓어졌다. 또 스마트팜, 대형 정육 쇼케이스, 치킨 로봇, 수산코너의 참치 해체쇼 등 이색 볼거리가 늘었다. 이마트 직영 공간이 줄어든 대신 전문점·테넌트 규모는 5950㎡에서 2배 가까운 11570㎡로 늘었다.


정 부회장이 “예상이 적중했다”고 평가한 것처럼 연수점의 이마트 직영 공간은 크게 줄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성장세다. 재개장한 3월 30일부터 4월30일까지 약 한 달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올랐다. 방문한 고객수도 23% 늘었다. 부문별로 보면 델리 48%, 채소 20%, 수산 23%, 가공식품 13%, 축산 13% 등의 매출이 늘었다. 서울 성수동·수원 행궁동 등 유명 맛집 25곳이 입점한 ‘미식가’와 ‘플라워샵’, ‘아로마샵’ 등 체험형 테넌트를 적극 유치한 덕에 F&B와 라이스프타일 테넌트 매출도 2배 이상 올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3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을 찾아 새로 단장한 판매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이번 리뉴얼에 대해 "오프라인의 미래는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연구를 통한 공간 혁신에 있다"며 "고객 경험의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변화와 혁신으로 고객이 이마트를 찾는 이유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는 연수점에 이어 7월에는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을 리뉴얼 오픈한다. 또 올해 10여 개 점포 리뉴얼에 8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3일 오후 새로 단장된 인천시 연수구 이마트 연수점 델리 판매 부스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있다./연합뉴스

정 부회장은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이릴라 등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형 컨텐츠를 검토 중"이라며 "특히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부회장은 "현장 방문이라고 하지만 일상이 현장 방문"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저녁엔 이마트24에서 맥주를 마시고 주말엔 SSG랜더스 야구장에 간다. 이게 바로 신세계 유니버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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