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뇌물 의혹’ 당사자인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에게 ‘질병 위로금’이라고 주장하라는 대책을 낸 것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가 50억 원이 지급된 경위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진술할 내용을 알려주는 등 입맞추기 정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경제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김 씨 아내 등 공범 10명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곽 전 의원의 아들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자 곽 전 의원과 이 대표, 곽 씨 등과 수시로 연락하며 함께 대책을 논의했다. 김 씨는 이 과정에서 ‘곽 씨를 입원시켜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위장하자’는 대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곽 씨가 진단받은 질병은 단순 어지럼증이 발생한 뒤 사라지는 경증 질병으로, 곽 씨가 해당 질병과 관련해 진료받은 횟수도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이후 진술 과정에서 김 씨의 입장이 곤란해지지 않도록 관계자들을 만나 입을 맞췄다. 당시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었던 화천대유 상무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곽 씨가 중병에 걸린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진술하라고 제안하는 방식이다. 또 최우향 화천대유자산관리 이사에게는 검찰수사와 관련된 연결 링크나 몰수?추징과 관련한 판례를 보내줬다. 검찰은 이 대표가 퇴직금과 관련된 자료를 곽 씨에게 전달하는 등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 있도록 도왔다고도 적시했다.
곽 전 의원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김만배 씨를 포함해) 만난 적도, 수시로 연락한 적도 없고, 대책을 논의한 적도 없다”며 “(위로금와 관련해)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서 지급한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료를 받아본 것이 전부다. 이 대표 증인신문 때 법정에서 모두 나온 이야기”라고 밝혔다.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1심에 항소해 2심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대장동 사업에서 곽 전 의원의 등장 배경 및 역할, 50억 원의 ‘대가성’을 규명하기 위해 산업은행 컨소시엄 관련사를 압수 수색하는 등 보강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추가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공소장을 변경할 방침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