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크렘린궁이 드론 공격을 받았고 그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고 주장하며 보복을 공언하고 나섰다. 우크라이나는 "충분한 무기조차 없다"며 의혹을 즉시 부인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테러 공격하기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섰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성명에서 "전날 밤 우크라이나가 무인기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며 "2대의 무인기가 크렘린궁을 겨냥했으나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히 사용해 이들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렘린궁은 "이는 계획된 테러 공격이자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라며 "러시아는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보복을 할 권리가 있다"고 위협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궁에 없었고, 모스크바 외곽에 있는 관저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고 크렘린궁 측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의혹 제기를 즉시 반박했다. 이날 핀란드를 방문하고 있었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크라이나는 푸틴 또는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오직 우리의 영토에서만 싸운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드론 공격을 위한) 충분한 무기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또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트위터에서 "오늘 크렘린궁 공격 보도와 동시에 크림반도에서 사보타주 용의자가 체포된 사실은 수일 내 러시아의 대규모 테러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을 앞두고 에너지 및 교통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파괴공작)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크림반도에서 친우크라이나 세력이 우크라이나 정보기관과 협력해 테러를 계획했다며 7명을 체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