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최고위원 ‘녹취록 파문’으로 국민의힘이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개시한 가운데 이준석(사진) 전 대표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은데 왜 색출하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힘으로 찍어 누르는 상황이라면 이제 국회의원들이 수석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아니면 용산 사람들과 대화할 때 녹음기를 켜고 갈 것”이라고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 전 대표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책임져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만 소집해서 뭘 할 수 있겠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수석의 압박이 사실일 경우 책임질 사람은 이 수석 또는 그에게 지시한 사람, 책임 안 질 사람은 태영호 의원과 보좌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태 최고위원이 허언을 한 경우 책임질 사람은 태 최고위원을 지목했고 책임을 지지 않을 사람으로는 이진복 수석과 태 최고위원 보좌진이라고 말하며 “어떤 경우에도 보좌진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 불명확한데 왜 색출하고 있나”라고 비꼬았다.
이어 “윤리위는 명백하게 힘의 상하관계가 있고 힘이 세다고 여겨지는 쪽이 최근에 수없이 근육 자랑과 실력 행사를 해대는 상황 속에서 태 의원이 과장했다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서 징계한다면 그 자체로 태 의원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 더 크게 반발할 것을 예측 못 하나”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의원들이 수석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 아니면 용산 사람들과 대화할 때 녹음기를 켜고 갈 것”이라며 “안 그러면 해명할 수도 없이 힘으로 찍어 눌릴 테니까. 잘 생각해 보면 이미 여럿이 경험하고 있는 세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기현 대표는 이날 녹취록 논란에 대해 윤리위에 병합 판단을 요청하면서 “이진복 정무수석이 하지 않은 말을 한 것처럼 본인이 과장해서 표현한 게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켜서 당에 상당한 부담을 주게 됐다는 점을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당 윤리위는 논의 끝에 이를 수용했다.
태 최고위원 측은 소명 기한인 7일까지 서면 자료를 제출하고 8일 윤리위 3차 회의에 출석해 소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