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덱(옛 일본전산)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 정밀 소형 모터부터 차량 탑재용 모터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자랑하는 일본의 대표 모터 제조사다. 니덱은 지난해 매출 2조 2428억 엔, 영업이익 1000억 엔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 줄었다. 정보기술(IT) 기기를 비롯한 제품 수요 회복 지연과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고정비 절감을 위한 차량 탑재용 모터 사업 부문의 구조 개혁 비용 757억 엔이 반영된 영향이다.
하지만 니덱은 올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가이던스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니덱이 제시한 올 매출은 지난해 대비 2% 감소한 2조 2000억 엔이지만 영업이익은 120% 급증한 2200억 엔을 예상했다. 전기차용 모터 사업이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 평가도 긍정적이다.
니덱은 2017년부터 전기차용 모터 사업에 선행 투자해 전기차(EV) 모터와 인버터·기어를 일체화한 구동 장비 ‘이액슬(E-Axle)’의 개발 및 양산에 성공했다. 감속기를 내재화하면서 공급망을 탄탄하게 하고 고품질을 유지해 시장점유율 1위(27%)로 올라섰다. 니덱은 올해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과 지리자동차에 2세대 모델(고마진) 모터를 총 95만 대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것인데 2025년에는 300만 대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미국과 유럽에서 ‘이액슬’ 자체를 내재화하는 자동차 업체들이 많은 것은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특히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비야디(BYD)나 테슬라가 이액슬을 내재화하고 있다. 이에 나가모리 시게노부 니덱 회장은 향후 전기차의 가격경쟁에 따라 이액슬 자체를 값싸게 외주를 주게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저비용화가 가능한 3세대 모델을 기존 계획보다 1년 빠른 2025년에 시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주가를 살펴보면 올 들어 닛케이225지수가 약 10% 상승한 데 비해 니덱은 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부터 잇따른 최고운영책임자(COO) 교체 및 구조 개혁,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 등의 영향이다. 미국 지역 은행들의 위기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여러 거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전기차 수요와 높은 품질 등을 발판으로 니덱은 4월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1분기(4~6월)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7월 이전에 저점 매수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