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증언 “서세원에 사망 직전 하얀액체 주사…프로포폴 심각성 몰랐다”

지난달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개그맨 고 서세원씨의 빈소. 사진공동취재단

개그맨 서세원씨가 사망 직전에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현지 간호사의 증언이 나왔다.


4일 디스패치는 서씨에게 주사를 놓은 캄보디아 미래병원 간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씨는 프로포폴을 맞았고 현지 경찰은 이 사실을 알고도 은폐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병원 1층 수납장과 2층 치료실 쓰레기 봉지에서 뚜껑이 열린 프로포폴 1병과 프로포폴 주사기가 발견됐다.


간호사는 해당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병원에 의사가 없었다. 인사 담당자 1명, 서씨 운전기사 1명, 사망자, 병원에 투자했다는 사람 1명이 있었다”며 “내게 주사를 부탁했고 병원에서 내 (주사) 실력을 테스트하는 줄 알았다. 일이 너무 하고 싶어 주사를 (서세원에게) 놨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 의사 처방도 없는 약”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자신이 서씨에게 주사한 액체 색깔이 흰색이었다며 “사망자의 운전기사가 ‘평소 잠을 못 자 이 약을 맞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씨가 당뇨를 앓고 있었단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며 ‘주사만 놓고 가라’고 해 집으로 갔다. (그런데) 병원 직원이 연락이 왔다. 죽었다고. 너무 놀라 다시 병원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이 쓰레기통을 수거해갔다. 그 안에 모든 증거가 있을 것”이라며 “난 당시에 프로포폴의 심각성을 몰랐다. 알약 수면제가 효과가 없어 액체 수면제를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 경찰은 사인을 다르게 발표했다. 내게 돈을 달라고도 했고 나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말했다.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지금 일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그맨 고 서세원씨의 발인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해당 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갑작스레 심정지로 사망했다. 고인은 평소 지병으로 당뇨를 앓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사망을 두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며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부검하는 방안도 검토됐으나 현지 사정이 여의치 않아 사망 8일 만인 28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사원에서 화장이 결정됐다.


유족 측은 입장문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시신이 온전히 보존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현지 화장을 진행했다”며 “캄보디아 현지 경찰로부터 당뇨병으로 인한 심정지라는 검안 결과가 담긴 사망 증명서를 받았으나 사유를 쉽게 납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장례는 30일부터 사흘간 한국코디언협회장으로 치렀다. 고인의 발인은 지난 2일 오전 8시께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1979년 TBC 라디오로 데뷔한 서씨는 1990년대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서세원쇼’ 등을 거치며 스타 MC 반열에 올랐다. 특히 KBS2 ‘서세원쇼’로 1995년 KBS 코미디대상 대상을 수상하고 1997년에는 문화체육부장관상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영화 제작비 횡령, 해외 도박 등 갖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연예계를 떠났다. 2015년 아내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부부는 이듬해 합의 이혼했다.


이혼 후 약 1년 만에 23세 연하 해금연주자 김씨와 재혼해 딸을 낳았다. 2019년부터 캄보디아로 이주한 후 사업가로 활동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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