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편에 서서 우크라이나 전쟁 최전선을 담당했던 용병그룹 와그너의 창업자가 러시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철수를 선언했다.
6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와그너 창업자 예프게니 프리고진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10일 바크무트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동영상에서 “바크무트 전선에 투입된 용병들은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누군가의 아들들”이라며 “너희(러시아 군 당국)들이 우리에게 탄약을 주지 않았다. 비겁한 네놈들은 지옥에서 너희들의 내장을 먹어 치우게 될 것”이라며 날 선 어조로 저주를 퍼부었다.
그는 욕설로 가득 담긴 성명에서 러시아 군 당국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10일 바크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약 등 충분한 지원 없이 전투에 나서도록 등을 떠밀어 용병들을 사지에 내몰았다는 주장이다.
CNN은 이 같은 선언이 더 많은 지원이나 대가를 확보하기 위한 ‘협상용’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와그너 용병의 시신들 앞에서 성명을 발표했다. 와그너 용병들은 현재 전략적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바크무트 전선의 약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철수가 선언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철수 작전 자체가 위험하고 복잡한데다 러시아군이 와그너 용병들의 자리를 대체하지 않으면 무턱대고 철수하기 어렵다. 철수 중 공격을 받으면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받을 수도 있다.
프리고진의 러시아 당국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4일 올린 동영상에서 “필요한 탄약의 70%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게라시모프는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합참의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