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성 '워너비' '리설주·김주애·현송월룩' 올해는 '이렇게' 입는다데…곳곳에 '짝퉁'도

여성 의류 전시회 올해도 개최해
원피스·투피스 등 화사한 의류 출품
'우리식 사회주의 생활양식' 장려 의도

북한 여성옷전시회-2023에 내걸린 명품 브랜드 카피 제품. 사진=유튜브 @Peternews 캡처

북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여성 의류 특화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패션산업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북한에서 여성옷전시회는 지난해 10월 말 처음 열린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북한이 이처럼 자국산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이를 선보이는 전시회를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은 '우리식 사회주의 생활 양식'을 장려한다는 명분 아래 사회 기풍의 이완을 막으려는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6일 북한 매체에 따르면 '봄철 녀성옷(여성옷) 전시회-2023'이 지난달 24일 평양에서 개막해 지난 4일 폐막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은하무역국, 평양시피복공업관리국, 경흥무역국 등에서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봄, 여름철 옷들이 우리 녀성들의 기호와 취미, 체형에 맞으면서도 아름다움을 더욱 돋구고 활동에 편리하게 제작된 것으로 하여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전시장에는 연령별, 직업별 특성과 체형에 맞게 △원피스와 양복 △투피스 △셔츠 △치마 △운동복 등 화사한 색상의 다양한 봄·여름 의류가 출품됐다.





또 국부망(근거리통신망)을 이용한 자료보급 지원체계가 구축돼 참관자들이 곳곳에 설치된 다기능 전자현시판(모니터)을 통해 제품을 평가하고 의류 형태나 색깔 등에 대한 수요 조사도 실시됐다.


북한에서 여성옷전시회는 지난해 10월 말 처음 열려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엔 30∼40대를 겨냥한 코트와 패딩 등 겨울철 의류를 내놓고 약 2주간 진행됐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까지 북한에선 한복 위주의 연례 전시회가 17차례 열렸지만, 여성 양장을 내세운 의류 전시회가 열린 것은 이례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은 인민생활 발전 지표 중 하나로 경공업 품질 제고를 꾀하고 있는데 특히 현대 의상과 관련된 산업과 문화를 진화시켜 주민들의 민생이 나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사계절옷차림 1.0' 등 의류 도안 관련 가상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의류 디자인도 산업미술 분야 중 하나로 취급해 그 수준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여성옷 전시회.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자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다만 "세계적인 피복공업의 발전추세에 맞게 선진적인 옷 설계와 가공 기술로 제작"한다고 선전하지만, 흔히 저소득국이나 개발도상국이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처럼 해외제품 디자인을 그대로 모방하는 정황이 종종 포착된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서도 명품 브랜드 제품의 디자인을 베낀 가방이 등장했다.


이처럼 북한이 자국산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이를 선보이는 전시회를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데는 '우리식 사회주의 생활 양식'을 장려한다는 명분 아래 사회 기풍의 이완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매체는 종종 '건전한 사상의식과 높은 문화적소양, 고상한 도덕품성'을 올바른 옷차림과 결부시켜 강조해왔다. 선전매체 조선의오늘이 지난해 진행된 '녀성옷전시회-2022'에 "우리 녀성들을 세상에 남부럽지 않게 내세우시려, 온 사회에 건전한 사회주의 생활문화를 확립"하려는 김정은의 "헌신의 세계가 깃들어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는 북한 당국이 외부 문물 차단에 심혈을 기울이는 상황과도 맞닿아있다. 높아진 주민 눈높이에 맞춰 국산 제품으로 다양한 기호를 충족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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