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신이 배신한 사람들’로 국내에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외국에서도 사이비 종교의 피해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케냐의 한 사이비 종교 지도자가 신도들을 굶어 죽게 하거나 반항하는 이들을 무참하게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5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방송 캐피털에프앰에 따르면 신도들에게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강요해 지금까지 109명의 사망자를 낸 지방 도시 말린디의 '기쁜소식국제교회' 사이비 목사 폴 은텡게 맥켄지가 이날 케냐 제2 도시 몸바사의 법정에 출석했다.
앞서 말린디 법원은 해당 사건을 몸바사 법원으로 이첩했다.
2003년 해당 교회를 설립한 맥켄지는 아내와 아이들을 대동하고 17명의 피의자와 함께 이날 법정에 들어섰다. 이들 피의자 17명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서 신도들을 대상으로 '집행자' 역할을 하며 굶어 죽지 못하거나 탈출하려는 신도들을 목졸라 죽이거나 구타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발굴된 101구의 시신을 부검한 검시관들은 시신이 대부분 어린이들로, 굶주림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이지만 일부 시신에서는 목 졸림, 구타 또는 질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금식 중 구출된 8명은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졌다.
검찰은 맥켄지에 대해 테러 혐의 외에도 살인, 납치, 어린이 대상 범죄 등 혐의를 적용할 예정으로, 보완 수사를 위해 90일 추가 구금을 법원에 요청했다.
한편 같은 사건에 연루된 '새 생명 기도센터 & 교회'의 목사 에제키엘 오데로는 전날 법원 심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오데로 목사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맥켄지의 교리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신과 맥켄지와의 ‘손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샤카홀라 숲에서 발굴된 시신들과 '새 생명 기도센터 & 교회' 신도들의 죽음이 연관됐음을 입증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에서는 극단주의 전력을 가진 택시 운전사 출신의 맥켄지가 어떻게 과거 범법 전력에도 어떻게 그간 법망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범죄에 연루된 현지 교회들과 이단에 대한 규제 노력을 약속하는 한편 '샤카홀라 대학살' 사건에 대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