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왕 찰스 3세의 재산이 최소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반해 정작 나라 경제는 브렉시트 이후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혈세로 왕실 보조금을 지원해야 하느냐는 여론이 부각되고 있다.
5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찰스 3세 국왕의 재산이 최소 18억 파운드(약 3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의회 기록 보관소에서 1952년부터 이후 찰스 3세가 모친인 고(故) 엘리자베스 여왕과 함께 세습 부동산 자산에 대해 받아온 배당금 계좌 내역을 분석한 결과 12억파운드(약2조원) 이상의 연간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통치가 시작됐을 때보다 배당금이 약 10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이외에도 세계 최대 투명 다이아몬드인 컬리넌 다이아몬드, 사우디 왕가가 선물한 다이아몬드 목걸이, 마크 샤갈의 삽화가 들어간 성경, 캄보디아·라오스의 귀한 우표 등이 국가 자산이 아니라 왕실 사유 재산으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찰스 3세 국왕이 물려받은 버킹엄궁과 윈저성을 비롯한 왕실 소유 궁전과 성, 별장 등은 주요한 곳만 18곳에 달한다. 찰스 3세 국왕 부부가 고를 수 있는 체류지 약 20여곳에는 적어도 2000여개의 방이 있다.
왕실이 이렇게 부유함에도 불구하고 영국 의회로부터 연 8600만파운드(약 1438억원)에 달하는 왕실 보조금을 지원받아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또 왕실의 세습 부동산 자산에 대한 배당금이 영국 재정 당국에 귀속되지 않고, 사유재산으로 들어간다는 점도 문제라고 언급했다. 왕실 재정이 불투명하고 국왕은 상속세와 법인세를 내지 않는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번 대관식을 바라보는 영국인들의 시선도 부정적인 편이다. 찰스 3세 국왕은 6일 대관식을 치르고 무게 2㎏가 넘는 왕관을 쓴다. 왕실 지지 여론이 여전히 과반이긴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처럼 국왕 개인의 카리스마나 인기가 없고 국가 경제가 녹록지 않은 탓에 시민들의 불만이 영국과 영연방에서 불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