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 사태를 겪고 있는 KT(030200)가 주주추천으로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국민연금·현대차그룹·신한은행 등 주요 주주 입김이 강해져, 사외이사가 선정할 차기 대표는 물론 향후 경영에도 주주 영향력이 커질 전망이다.
KT는 8일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서 마련한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선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KT가 소유분산기업인 점을 고려해 ‘주주 대상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 방식을 도입한다. 이날 기준 KT 주식을 6개월 이상, 1주라도 보유한 모든 주주들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이 가능하다. 주주 추천은 16일 오후 1시까지 받는다. 여기에 외부 전문 기관(써치펌) 추천 후보를 포함해 사외이사 후보자군을 구성하고 6월 말까지 선임한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인선자문단을 활용해 공정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최종 이사회에는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최소 1인 이상은 포함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사내이사는 대표이사 1인으로 한정하고, 모든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사내이사 참여가 배제된다. KT 관계자는 “경영진의 내부 참호 구축 문제를 해결하고 후보 심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KT는 사외이사 선임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표 선임 작업에 나서 7월 중 새 대표를 확정할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에서 KT 내부 경영진 입김이 차단되고 주주 역할이 강화되는 셈”이라며 “새 대표가 선임되더라도 주주 뜻을 거스르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