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6년 만에 3편으로 돌아왔다. 은하계의 아웃사이더인 이들이 모인 이번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별나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영화의 시작부터 가디언즈의 일원이었던 ‘가모라’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다. 가디언즈의 캡틴인 ‘피터 퀼’의 연인인 가모라는 이전 시리즈에서 양부 ‘타노스’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고, 대신 현재에는 다른 시간대의 가모라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인을 잃은 퀼은 술에 취해 지내고, 가디언즈도 예전 같은 활력이 줄어든 상태다. 괴짜를 노래하는 배경음악 뒤로 광기에 사로잡힌 과학자 ‘하이 에볼루셔너리’에 의해 실험대에 놓인 ‘로켓’의 예전 모습도 조명된다.
그러나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명령을 받은 ‘워록’의 습격으로 로켓은 위급한 상황에 놓인다. 로켓의 위기에 가디언즈는 힘을 모아 하이 에볼루셔너리를 대적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시리즈 내내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목소리로, 귀여운 라쿤의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거친 농담을 늘어놓는 로켓의 과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실험으로 기괴한 모습을 한 로켓의 친구들은 외양과는 다르게 순수하다. 번호로 불리는 실험체에 불과했던 이들은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는 소망으로 아기자기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었던 터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부수는 이는 창조자이지만 이상성에 집착하는 하이 에볼루셔너리다.
슬픈 과거에도 불구하고 로켓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있다. 기존의 가디언즈에 더해 빌런이었던 ‘네뷸라’도 끈끈한 우정을 보이며 로켓을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생사를 건다. 가모라는 가디언즈와 유대를 쌓았던 가모라가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 차례 강조되지만, 그조차도 결국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음은 동일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숭고한 목적과 고결한 인성을 내세우는 마블의 다른 히어로들과 달리 가디언즈의 진가는 이 같은 ‘별난 따뜻함’에서 드러난다. 가디언즈의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변두리에서는 누구든 품어낼 수 있고 누구든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아이 엠 그루트’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면.
영화는 개봉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지난 8일 기준 누적관객수 173만 명을 기록해 흥행세를 유지하고 있다.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가 인기를 끌지 못했던 한국 시장에서도 새로운 대기록을 일구어낼 지 주목된다. 러닝타임 1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