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될라”…은행권도 '챗GPT 금지령'

"회사기밀 등 유출 사전차단"
우리금융·우리銀·기업銀 등
임직원 사내 챗GPT 사용 제한
가이드라인 등 엄격하게 관리
국민·신한·하나 '사실상 제한'



사진 설명



주요 시중은행들이 사내 챗GPT 사용을 제한하거나 사실상 금지에 준하는 수준의 엄격한 관리에 나섰다. 업무 편의성은 높지만 금융권에서 엄격히 요구되는 고객 등 각종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 등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 등 해외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잇따라 챗GPT 등의 사내 사용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금융사들도 각종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핵심 정보 유출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데 동참하는 모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내 챗GPT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개인정보 등 핵심 정보 유출 방지가 가장 큰 이유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개인정보나 회사 기밀 유출 등에 대한 우려로 사내 챗GPT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등 생성형 AI 관련 정보 보호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보보호교육과정을 통해 챗GPT 관련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역시 사내 챗GPT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업무용 PC는 인터넷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챗GPT를 사용할 수 없다”면서 “공용 사용 중인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PC도 챗GPT 사용을 차단했다”고 말했다. 임직원이 개인 핸드폰을 통해 챗GPT를 사용할 경우에 대비해 정보 유출에 대한 유의 사항 안내문 등도 별도 배포했다.


주요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하나은행은 사내 챗GPT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제한에 준하는 수준의 엄격한 관리를 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이용 관련 정보 보호 유의 사항과 잘못된 챗GPT 사용 사례 등을 자세히 소개한 안내문을 배포했다. 국민은행은 안내문에서 “챗GPT에 질의하는 과정에서 입력된 정보는 챗GPT 운영사 임직원이 확인하고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고 있어 입력된 은행의 주요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될 수 있다”면서 “정보를 입력하는 순간 해당 정보가 외부 서버에 전송·저장돼 회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은행의 기밀 정보, 개인정보 등 중요 정보를 질의 내용에 입력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챗GPT 관련 유의 사항 및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등 임직원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각종 개인정보와 은행 기밀 정보 유출 등을 우려해 챗GPT 사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챗GPT로 작성한 업무보고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민감한 은행 내부정보, 개인정보를 챗GPT 상에 입력하는 경우 해당 내용을 저장하거나 학습하게 돼 정보 유출의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특히 행내 보고서나 품의서 등 파일을 챗GPT 상에 첨부 혹은 입력해 요약 등을 요청하는 행위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챗GPT 활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내부 보안 역시 강화해 나가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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