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페이, 토스페이먼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회사들이 전자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이행보험 기준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이 지난해 11월 착수한 ‘전자금융사고 책임이행보험 실태조사’ 결과,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보험 및 준비금 보유액이 기준에 미달했던 곳은 총 57개사였다.
전자금융업무를 취급하는 412개사 중 약 14%가 법적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었던 셈이다. 금융회사 중에서는 쿼터백자산운용이 기준에 미달했고, 전자금융업체 중에선 쿠팡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인터파크, 티몬, 당근페이 등이 포함됐다.
현행 전자금융 감독규정에 따르면 전자금융업무 취급회사는 책임이행보험에 가입하거나 전자금융사고에 대비한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와 같이 대형 전자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고객에 적절한 보상 등을 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이에 보험(적립금)을 가입(적립)하지 않거나 기준 금액에 미달하는 전자금융업자 등 일부 회사에 대해선 신속히 보완토록 지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쿠팡페이, 토스 등은 지적 사항이 발견된 이후 즉시 한도 상향 조치를 마쳤다.
일각에선 전자금융 감독규정 개정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책임한도가 명시된 전자금융 감독규정은 2013년 이후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임이행보험 최소 한도 또는 공제 한도 금액은 시중은행 20억 원, 지방은행 10억 원, 증권사 5억 원, 전자금융사업자 2억 원, 저축은행·보험사 등 1억 원이다.
양 의원은 “전자금융 시장이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10년 전 보험금 한도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정책”이라며 “전자금융사고와 전자금융거래 규모에 맞게 규정을 개정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금융투자업을 비롯한 일부 업종의 전자금융사고 책임 이행보험 등의 최저 가입 기준 상향 등이 필요하단 감독규정 개정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12월 관련 보험금 가입기준을 상향하는 방안 등을 담은 감독규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