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키움증권(039490)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사상 최대 분기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을 바라보는 2분기 전망은 싸늘하다. SG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연루되며 이익의 한 축인 차액결제거래(CFD)에 제동이 걸렸고,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번지며 고객 이탈도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키움증권은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3889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39%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24억 원으로 107.27% 급증했다. 매출액은 3조767억 원으로 57.45% 늘었다. 전 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은 184.43%, 순이익은 117.78% 각각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시장 예상치는 영업이익이 2405억원, 순이익은 1996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62%, 순이익은 46% 웃돌았다. 시장 예상치를 한참 따돌린 이익을 기록했다.


채권 트레이딩과 브로커리지 수익이 깜짝 실적에 한몫했다. 대규모 채권평가이익으로 트레이딩 손익이 전년 동기대비 1527%(1962억 원) 늘었고, 약정점유율 상승과 견조한 파생·해외주식 수수료로 인하여 경쟁사 대비 많은 브로커리지 수익을 올렸다. 반면 IB 및 기타수수료 수익은 24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3% 감소했다. 부동산금융 부진의 영향이다.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망은 어둡다. 최근 불거진 SG발 CFD 주가 폭락 사태에서 발생한 미수채권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CFD 국내 주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13개 증권사 가운데 거래가 가장 활발했고, 계좌주 대신 손실을 결제하면서 발생한 미수채권도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익래 회장과 다우키움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김 전 회장이 폭락 진전에 605억 원 어치의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도한 것을 둘러싼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18년 연속 국내 주식 위탁매매 시장점유율 1위를 달려왔으나 핵심 이용층인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포털 종목 토론실 등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이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연루 의혹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키움증권의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 추진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회사의 주가도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며 지난 4일까지 1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임을 감안할 떄 적극적인 자본정책 시행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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