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이 대폭 삭감돼 시장과 간부 공무원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경기 고양시 자치공동지원센터가 시 감사에서 부당한 채용 절차와 방만 운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자치공동체지원센터를 대상으로 한 민간위탁사무 특정감사에서 13건의 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3년 이상의 보조사업을 재평가해 관행적으로 지출되던 민간보조사업을 재검토하는 정책기조에 따라 연간 감사계획에 반영돼 실시됐다.

민선 7기 시절 역점사업이었던 자치공동체 지원사업은 주민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주민 스스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실행해 주민 자치 활동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에만 예산 14억 9000만 원을 편성하는 등 2019년부터 2022년까지 55억 3000만 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는 전체 예산액의 43%에 해당하는 23억 7000만 원에 달한다. 2019년 10억 900만 원이던 예산이 지난해에는 14억 9000만 원까지 올라 3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 결과를 보면 주민자치과는 그동안 수탁자가 위탁사무를 수행한 2019~2022년 공동체 지원사업 등 총 4개의 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총 15억 3000만 원을 민간경상보조로 편성하지 않은 채, 민간위탁금 내 사업비로 부적정하게 편성, 센터에서 운영하도록 했다.

지방재정법 등에 따르면 보조금 관계 법령에 따라 집행해야 할 민간보조사업을 민간위탁금으로 편성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사업 성격, 보조 필요성, 타당성 및 적정 예산 규모 등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우회적으로 각종 공모사업들을 민간위탁금으로 편성·교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센터 직원 채용 시, 센터장은 응시자 5명과 근무 경험이 있어 해당 채용의 시험위원직에서 스스로 회피했어야 하나, 서류전형 심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위한 제척(회피) 의무를 위반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센터 근무 경험이 있는 응시자 5명이 서류전형에 전원 합격했으며, 면접시험을 거쳐 그 중 3명이 최종 합격하는 등 합리적이고 공정한 시험 운영을 저해한 책임을 물어 센터 기관장에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지방자치법 등에서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개별 법령 또는 조례에 지원 근거가 명시돼 있지 않은 특정단체에 2021~2022년 연회비 납부 명목으로 720만 원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히 센터 내 자체 회의실 공간이 있는데도 센터 회의실과의 거리가 500m에 불과한 외부 공간을 대관해 총 49회에 걸쳐 대관료를 지급하는 등 예산 낭비의 방만한 운영 사례도 지적됐다. 시는 위법·부당사항에 대해서는 시정·주의 등 조치를 요구하는 한편 부적절한 센터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기관경고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또 부적정 집행된 활동여비 전액을 환수 조치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방만하게 운영됐던 분야는 적극적인 개선방안을 제시하고, 관행적으로 처리되는 업무 행태는 보완책을 강구하며, 민간위탁사무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예산이 지원되는 비영리민간단체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재정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