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가공기업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할권을 인천시로 이관하는 방안이 본격 추진되면서 이해당사자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10일 매립지공사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인천시는 관할권 이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최근 공사 노조와 수도권매립지주민지원협의체에 협의 요청 공문을 보냈다.
시는 공문에서 "관할권 이관을 위한 절차 이행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려고 한다"며 "간담회 개최 가능 일정을 회신해달라"고 했다.
시는 2015년 서울·인천·경기·환경부 등 4자 협의체의 합의 당시 포함된 매립지공사 관할권 이관 방안을 본격 추진하려고 노조 등에 협의를 요청했다.
매립지공사 이관은 1992년 매립지 조성 이후 30년 넘게 서울·경기 등 다른 지역 쓰레기를 받아주고도 다시 추가로 수용하기로 한 인천시에 대한 일종의 보상안 중 하나다.
그러나 노조와 주민협의체는 모두 관할권 이관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간담회에도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매립지공사 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공사를 이관하면 국가폐기물처리체계에 혼란이 빚어지고 수도권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가 불확실해진다"며 "국가 환경정책의 후퇴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광역 폐기물 매립장을 특정 지자체가 맡게 되면 정부와 다른 지자체의 책임회피는 불 보듯 뻔하다"며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 갈등과 환경피해 대책 마련은 인천시민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립지 주변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도 회신 공문을 통해 "(2015년) 4자 합의는 피해자 당사자인 주민 의견 수렴이나 협의 절차 이뤄져 무효"라며 "즉시 철회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점을 이미 인천시에 알렸다"고 밝혔다.
또 "매립지공사 이관은 정부의 책임방기이며 수도권 시민에 대한 살인 행위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사도 이미 통보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이관의 선결 조건으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서울·경기·환경부 동의를 받는 내용이 있어 간담회를 열려고 했던 것"이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서 다시 한번 만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