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공모 흥행 실패 씨유박스…상장일 반전 일어날까

경쟁률 53 대 …증거금 1492억 원 그쳐
청약 저조했던 티이엠씨·오브젠
상장 후엔 공모가 뛰어넘어



인공지능(AI) 영상인식 전문기업 씨유박스가 일반 청약에서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며 올 공모주들 중 세 번째로 저조한 흥행을 보였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씨유박스는 전날부터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해 최종 경쟁률 53.06 대 1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으로는 약 1492억 원이 들어왔다. 균등 배정 주식 수는 신한투자증권(대표 주관사) 4.98주, SK증권(001510)(공동 주관사) 5.04주, 신영증권(001720)(인수사) 4.3주다. 신한투자증권과 신영증권을 통해 최소 청약 주식 수(50주) 이상 청약한 투자자는 추첨에 따라 4~5주, SK증권을 통해 최소 청약 주식 수 이상 청약한 투자자는 5~6주를 받을 수 있다. 오는 12일 납입을 거쳐 19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씨유박스보다 하루 앞서 청약을 마감한 AI 영상 감시 솔루션 기업 트루엔이 청약증거금 5조 5569억 원(최종 경쟁률 1482 대 1)을 끌어모으며 대흥행에 성공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씨유박스의 청약은 다소 아쉬운 결과다. 올해 신규 상장주(스팩, 리츠 제외) 중에서는 티이엠씨(425040)(0.81 대 1), 오브젠(417860)(5.97 대 1) 다음으로 낮은 경쟁률이다.


씨유박스는 앞서 3~4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86.4 대 1의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공모가는 공모 희망가(1만 7200~2만 3200원) 최하단보다 2200원 낮은 1만 5000원에 결정됐다. 공모 규모도 최대 348억 원에서 225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결국 공모가 고평과 논란과 ‘오버행(대량 매도 대기 주식 물량)’ 이슈가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씨유박스는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을 31.75배로 적용해 기업 가치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씨유박스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은 약 488만 6502주로, 상장 예정 주식(996만 6633주)의 약 49%에 달한다.


마지막 반전 가능성은 있다. 수요예측 참패로 낮아진 공모가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상장일 적극적으로 매수세를 보여준다면 주가는 좋은 흐름을 나타날 수 있다. 앞서 씨유박스처럼 공모 희망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1만 8000원)를 확정한 오브젠은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에 성공했다. 오브젠은 이날 3만 9800원에 주가를 마감했다. 일반 청약에서 미달된 티이엠씨 주가도 공모가(2만 8000원)를 훨씬 상회하는 중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