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한 지난해를 거치면서 사람들은 1년 전보다 여행에 지출할 돈이 적어졌습니다. 고객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 점이 바로 우리가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입니다.”
10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 스튜디오에 나온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여름 여행 성수기를 앞두고 회사 실적 전망을 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에어비앤비는 1분기 예약 규모가 총 20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증가해 시장의 전망을 뛰어넘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체스키 CEO의 이 같은 발언으로 이날 에어비앤비 주가는 10.9% 급락했다.
시장은 체스키 CEO의 발언에서 에어비앤비의 실적 전망 이상을 읽고 있다. 바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보복소비의 트렌드가 변곡점을 맞았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수요가 급증했던 기저효과 때문에 올 2분기 객실 예약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돌려 말하면 보복 여행 수요가 정점을 지나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집에 틀어박혀 컴퓨터나 냉장고 등 내구재에 돈을 쓰던 소비자들은 이후 외식이나 여행, 호텔 숙박 등을 중심으로 보복소비에 나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핵심 지표인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끈질긴 이유 중 하나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들이 항공에서 호텔비에 이르기까지 기꺼이 지불하면서 가격이 올랐다”며 "그러나 은행 실패, 지속되는 높은 물가, 커지는 대출 부담, 테크 기업 같은 고소득 직종의 정리해고 등으로 소비자들은 이제 (보복소비에) 선을 긋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4월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가운데 숙박시설 비용은 한 달간 3.4% 하락했으며 항공료도 2.6%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