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1.8%→1.5%…올 성장률 또 낮춘 KDI

수출 부진에 상반기 0.9% 그쳐
"하반기 반등세도 약할 것"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수출 부진으로 상반기 성장률은 0.9%에 그치고 하반기 경제 반등세도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올해도 3%대의 물가 상승세가 우려된다며 돈을 푸는 경기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는 지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는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2월에 발표한 직전 전망치(1.8%)와 비교하면 3개월 만에 0.3%포인트 낮췄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기획재정부 등이 발표한 전망치(1.6%)에도 못 미친다.


KDI는 상반기의 경우 1.1%에서 0.9%로, 하반기는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수출 전망이 어두워진 영향이 크다. KDI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 전망치를 275억 달러에서 164억 달러로 낮춰 잡았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수출에 주요한) 반도체 경기가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아주 심각하게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4%에서 3.5%로 높였다. 인건비와 재료비 등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가 부담이 소비자가격에 본격 반영되며 서비스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3.5%에서 3.4%로 낮아졌지만 물가가 안정될 조짐이라기보다는 전기요금 인상 스케줄이 미뤄지는 데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다만 강한 여행 수요 등으로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는 2.8%에서 3.0%로 올렸다. 서비스업 호조에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치도 10만 명에서 27만 명으로 높여 잡았다. 정 실장은 “수출 부진으로 경기가 나쁘지만 소비와 고용 등 내수가 좋고 물가는 높은 편”이라며 “(주로 내수에 초점을 맞추는) 경기부양책은 물가를 자극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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