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아시아 허브공항, 반등 노리는 한국면세점

홍콩첵랍콕공항, 해외 캠페인
인천·창이공항은 매장 재편성
관광객 유치 위해 서비스 차별화
업계 "실적 반등 기회" 힘쏟아
기존시설 강화…운영권도 사수

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어린이날 연휴를 즐기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엔데믹을 맞아 인천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이른바 아시아 3대 허브공항이 세계 각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시 팔을 걷어붙였다. 해외 순회 홍보는 물론 대형 이벤트, 내부 편의 시설 리뉴얼 등에 빠르게 나서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면세점업계는 부진 탈출 기회가 왔다고 판단하고 각 공항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11일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비비안 청 홍콩공항관리국 COO가 ‘월드 오브 위너’ 캠페인 계획을 밝히고 있다./사진 제공=홍콩국제공항

홍콩 첵랍콕공항을 운영하는 홍콩공항관리국은 11일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언론 간담회를 열었다. 홍콩공항관리국이 방한해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여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반응이다. 비비안 청 홍콩공항관리국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봉쇄 조치로 급감한 관광객 수를 회복시키기 위해 ‘월드 오브 위너’ 캠페인을 론칭한다”며 공항 홍보 대사를 자처했다. 홍콩행 무료 항공권 2만4000여 장을 한국 시장에 이벤트 형식으로 내놓는 등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이 캠페인은 한국 뿐 아니라 26개국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이 밖에 첵랍콕공항은 2024년 말까지 제3활주로를 신설하는 등 시설물 개보수도 서두르고 있다.



11일 용산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 COO가 홍콩공항의 여객 수송량 증가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황동건 기자

청 COO는 “지금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약 50%에 해당하는 하루 평균 10만 명 여객을 처리하고 있지만 2024년이 되면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향후 (여객 수송량이) 더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최근 1터미널에 디올과 루이비통, 티파니앤코를 입점시킨 데 이어 3터미널에는 세계 최대 규모 바샤(Bacha)커피 매장을 열었다. 룰루레몬과 한국 스트리트 브랜드 아크메드라비(ADLV)도 공항 안에 들였다. 이용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또 창이공항은 지난해 고객 경험과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소매공간과 T1중앙광장을 리노베이션 했다. 최근 면세점 사업권 입찰을 끝낸 인천국제공항도 향후 노후된 공간을 개보수할 계획이다. 또한 면세품 구매 및 인도 방식 등에 있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유관 부처와 논의 중이다.


이처럼 3대 허브공항이 엔데믹 맞이에 나선 가운데 국내 대표 면세점들은 이들 공항에서 팬데믹 기간 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실적을 반등시킬 기회를 찾는 데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입성엔 실패했지만 그간 부분적으로 운영해온 창이공항 면세점을 올 연말께 정식 오픈하는 등 해외 사업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3대 허브 공항에 모두 입점해 있는 신라면세점은 경쟁자들의 도전을 방어해야 하는 입장이다. 우선 창이공항에서는 듀플렉스(복층)매장을 여는 등 차별화에 나섰고, 첵랍콕공항에서는 메타버스와 연계한 인터넷 면세점을 구현하기로 했다. 특히 첵랍콕공항의 경우 연장 옵션이 발동되지 않는다면 내년 9월 운영권이 만료되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사세 확장을 시도한다. 신세계면세점은 7월부터 DF2·4구역에서 매장 운영에 들어간다. 특히 신세계면세점이 향수·화장품·주류·담배를 취급할 DF2구역은 ‘알짜’로 꼽힌다. 현대백화점도 3분기 공항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DF5구역을 발판으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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