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방부가 11일(현지 시간) 봄철 대반격을 준비하는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스톰 섀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영국은 단거리 미사일만 제공해 온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요청에 응답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스톰 섀도'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기증하고 있음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리스 장관은 "'스톰 섀도' 미사일은 장거리, 재래식 전용에 정밀 타격 능력이 있으며, 다른 장거리 시스템을 보완한다"며 "이 무기 시스템 기증으로 우크라이나는 자기방어를 할 최고의 기회를 갖게 된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국제사회를 향해 지속적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요청해 왔다.
다만 서방은 러시아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을 지원할 경우 도발로 비칠 것을 우려해 지원을 주저해 왔다. 지금까지 미국이 지원한 무기 가운데 최대 사정거리를 갖춘 하이마스(HIMARS·고속기동포병다연장로켓시스템)의 사거리가 80㎞인 반면 이번에 영국이 지원한 스톰 섀도의 사거리는 세 배 수준인 약 250㎞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월리스 장관은 이날 무기 지원 취지가 우크라이나 민간인 보호에 있음을 강조하고 러시아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 인프라를 고의로 표적으로 삼는 등 국제법에 위배되는 야만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의 민간인 사살을 그냥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는 오로지 자신들의 행동 때문에 그런 무기체계가 우크라이나로 제공됐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겨냥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한편 이번 미사일 지원은 ‘크림반도 재탈환’을 다짐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스톰 섀도 지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유의미하다”며 “러시아군이 길어진 사거리를 고려해 자신들의 탄약고 위치를 옮기도록 할 수 있으며, 크림반도 세바스토폴 항구에 위치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격해 온 러시아 선박도 겨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지난해 미국에 이어 우크라이나에 최대 군사 지원(약 23억 파운드)을 제공했으며 지속적으로 크림반도의 ‘불법적 합병’ 문제를 지적해 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