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이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이 싸움에 가세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더욱 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비해 주간 '전시 상황실'(war room)을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부채한도 폐지를 주장해온 그는 “미국의 디폴트는 전 세계 고객들에게 다양한 영향을 끼친다”면서 “그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당 정치인들에게 "제발 협상해서 합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는 조건 없는 부채한도 증액을 미 의회에 요구하고 있으나,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지출 삭감을 전제로만 부채한도를 증액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CNN 타운홀 미팅에 출연해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지출 삭감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디폴트를 해야 한다”며 공화당을 압박했다.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트럼프의 발언이 부채한도와 지출 삭감을 연계해야 한다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의견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이날 이번 사태에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시급한 해결을 촉구했다. 줄리 코잭 IMF 대변인은 "만약 미국이 디폴트에 빠진다면 차입비용 증가 가능성을 포함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평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지난 9일 부채한도 증액 문제를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의 협상 시간은 향후 2주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