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주는 ‘신속통합기획’ 기획안이 연내 50개 더 마련된다. 신통기획 1호 재건축인 구로구 궁동 우신빌라의 정비계획안은 최근 주민공람을 시작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기준 82개 현장에 대해 신통기획(재건축 20개, 재개발 62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중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 강동구 천호3-3 등 25개 지역은 기획안 수립이 완료된 상태다.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시는 나머지 57개 현장 중 50개 현장에 대한 기획안을 연내 완료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 등 신통기획을 통한 구체적 성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획제도를 통하지 않고 신통기획으로만 진행된 우신빌라는 기존 775가구를 1127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안)’ 주민공람을 11일 시작했다. 최고 65층의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다음 달 중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정비구역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신통기획안은 도계위 심의를 거치지 않은 가안으로 도계위의 심의를 거쳐야 공식적인 정비계획으로 인정받게 된다. 공공기획 제도로 진행되다 신통기획으로 흡수된 종로구 공평 15·16지구와 중구 을지로3가 6지구는 현재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주민제안(안)이나 지구단위계획이 이미 수립된 경우에도 신통기획의 도움을 받은 수 있는 자문 방식은 올해 초 시작된 후 지난달까지 총 7곳이 진행 중이다. 재건축으로는 여의도 삼부아파트 1곳, 재개발로는 마포구 공덕동 115-97, 양천구 목2동 232 등 6곳이 자문 방식 사업지다. 지난달 목동14단지도 자문형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등 자문 방식을 통한 신통기획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문 방식의 경우 주민제안이 있어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 사업지에서는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일례로 주민제안을 마련 중인 올림픽기자선수촌에서는 기존 재건축 추진위원회와 별개로 일부 조합원들이 자문형 신통기획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시는 주민 10% 이상이 반대할 시 신통기획을 접수하더라도 선정하지 않도록 규정을 추가한 상태다.
시는 신통기획 참여를 원하는 사업지가 늘어나는 만큼 6월부터 수시 접수로 모집 방식을 전환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접수되는 건은 연내 기획안 수립이 어려운 만큼 올해 목표치인 50개에는 변동이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