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21분기 연속 당기순이익 1000억 원 이상 실적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기자본 6조 원을 돌파했다. 다만 부동산 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올 들어 회사의 수익성은 지난해 대비 다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증권은 올 1분기 매출액 14조6233억 원, 영업이익 239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1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6.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대비 29.24% 하락한 261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6조 16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77억 원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이 6조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리츠증권 측은 올 해 수익성 하락과 관련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에 따른 신규 딜 감소로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실적 감소가 불가피했다"면서도 "롯데건설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투자협약을 통해 자본시장의 실물경제 지원 강화라는 글로벌IB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올 1월 롯데건설과 공동으로 1조5000억 원 규모 펀드 조성을 결정하고 이 자금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메리츠증권은 회사 조직을 △세일즈&트레이딩(Sales&Trading) △기업금융 및 IB사업 △리테일사업 △여신전문금융업 등 총 4개 사업 부문으로 나누고 있다. 특히 기업금융 및 IB사업 부문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선 등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최근까지 가장 큰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회사 전체 당기순이익(8281억 원)의 38% 이상(3192억 원)도 IB부문에서 나왔다.
올 들어 IB 실적은 다소 하락 추세지만 세일즈&트레이딩 사업은 비교적 선방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둔화 흐름에 적극 대응한 덕에 자금 운용 성과가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리테일 부문에서도 시장 내 증권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위탁매매 관련 수익이 전 분기 대비 성장을 이뤄냈다.
/이충희 기자 mids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