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판 검사 업체 기가비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대흥행하며 현재까지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 등극을 확정했다.
기가비스는 9~10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4만 3000원으로 결정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총공모액은 약 954억 원(221만 8258주)이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5451억 원에 달한다. 공모액과 시가총액 모두 올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앞서 공모 규모 500억 원을 넘긴 신규 상장사(스팩 제외)는 제이오(418550)(520억 원)와 티이엠씨(425040)(504억 원) 등 두 곳뿐이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757개 기관이 참여해 1670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기가비스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 4400~3만 9700원이었는데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낸 기관이 95.3%(1675)였다. 4만 4000원 이상에 주문을 넣은 기관은 무려 87.08%(1530곳)였다. 상장 후 15일 이상 의무 보유를 확약한 기관투자가 물량 비율이 49.5%에 달해 상장 당일 양호한 주가 흐름이 기대된다. 확약 비율 역시 올 공모주 가운데 가장 높다.
상장 주관사인 삼성증권(016360)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의 기관이 기가비스가 반도체 기판 검사 및 수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며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특히 기가비스의 주요 검사 및 수리 제품은 고성능 비메모리반도체 기판이기 때문에 일반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가비스는 자체 개발한 광학 기술을 통해 반도체 기판 내층을 검사·수리하는 기업이다. 특히 반도체 기판 패턴 결함을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설비(AOI) 분야에서는 글로벌 1위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99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7%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60억 원에서 439억 원으로 크게 뛰었다. 사업 영역이 시스템반도체에 속하기에 최근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황 둔화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공모가가 확정되며 166억 원가량 늘어난 공모액은 모두 유관 회사 지분 투자(296억 원)를 위해 사용한다. 기가비스 측은 “안정적인 부품 수급과 원가 절감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 외 생산 부지 확대를 위한 시설 자금(490억 원), 해외 영업 거점 확충을 위한 운영자금(80억 원) 등 계획은 전과 동일하다.
기가비스는 15~16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뒤 2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